[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박나영 기자]새해 주식시장에서 한국의 수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전차군단(전자ㆍ자동차)이 약진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과 현대차 노조 파업 이슈로 한국 수출의 '빅2' 기업이 완전히 흔들렸던 지난해 10월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매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올해 판매 목표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올려 잡은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나란히 시가총액 상위 5위 안에 올라 자웅을 겨루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2위에 올라 있는 SK하이닉스 역시 전날 장중 4만7300원까지 주가가 상승하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데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를 앞두고 IT업종에 이목이 집중된 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차 와 현대모비스 도 새해부터 상승 랠리중이다. 시총 3위에 올라 있는 현대차 주가는 연초부터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가 이어지며 5% 가량 뛰었고, 그 덕에 지난해 4월 이후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15만원대를 회복했다. 5위 현대모비스 역시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9월에 기록했던 52주 최고가 29만3500원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7 판매목표로 지난해 788만대 대비 4.7% 증가한 825만대를 제시한 상황. 이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현대차가 4.5% 늘어난 508만대, 기아차는 5% 증가한 317만대가 목표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전차군단의 연초 강세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ITㆍ 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의 선전이 워낙 강하다 보니 이로인한 '낙수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200만원대를 돌파할 것이란 '핑크빛' 전망이 지배적이다. 교보증권(200만원→235만원), 동부증권(192만원→220만원), 하이투자증권(207만원→215만원)은 최근 일주일 사이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했다.
자동차업계도 올해 신흥시장 수요가 좋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 상승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시장 성장 전망치인 1.9% 대비 높은 4.7%의 판매성장 목표지만, 현대차그룹의 판매비중이 높은 브라질, 러시아 등 기타 시장의 회복을 감안할 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는 아니다"라며 "신모델을 앞세운 시장 침체 돌파구 마련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원화 약세라는 수출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수출주의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원ㆍ달러 환율이 전분기대비 9.5% 상승하며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졌고, 미국과 중국의 양호한 경기 흐름으로 한국 수출도 두 달 연속 개선됐다"며 "수출주에 긍정적인 경제 지표 흐름이 나타나면서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들이 실적 컨센서스 상향조정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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