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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토성의, 토성에 의한, 토성을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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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토성과 동거 끝내고 내년 9월 임무 마치는 카시니 호

▲토성은 RGO(회색) 임무를 끝마친뒤 '그랜드피날레(파란색)'에 이어 토성에 충돌(오렌지색)해 임무를 끝마친다.[사진제공=NASA]

▲토성은 RGO(회색) 임무를 끝마친뒤 '그랜드피날레(파란색)'에 이어 토성에 충돌(오렌지색)해 임무를 끝마친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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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토성의, 토성에 의한, 토성을 위한 카시니 호(Cassini of Saturn, by Saturn, for Saturn)!"

태양계 여섯 번째 행성 '토성(Saturn)'에는 특별한 위성이 있습니다. '달'과 같은 자연위성이 아닙니다. 지구에서 보낸 인공위성 '카시니 호'입니다. 카시니 호는 온전히 토성만을 위한 탐사선이었습니다. '토성의, 토성에 의한, 토성을 위한' 키시니 호가 최종 임무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토성과 한 몸이 됐던 카시니 호가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게 됩니다.
카시니 호는 내년 9월 토성 대기권에 충돌하면서 최종 임무를 완수하고 우주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됩니다. 그동안 카시니 호는 토성을 공전하면서 수많은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해 왔습니다.

토성의 얼음위성인 엔켈라두스에서 거대한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등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에서는 메탄바다가 있다는 것도 알려왔습니다. 카메라 등 과학 장비가 탑재돼 있는 카시니 호의 날카로운 '눈'은 토성의 이모저모를 빠트리지 않고 담아 인류에게 제공했습니다.

토성은 오래 전부터 인류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아온 행성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수많은 고리로 이뤄져 있어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행성으로 꼽힙니다.
▲카시니 호가 지난 2일 촬영한 토성의 '육각형 소용돌이'.[사진제공=NASA]

▲카시니 호가 지난 2일 촬영한 토성의 '육각형 소용돌이'.[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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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sini of Saturn=카시니 호는 지난달 30일 마지막 임무를 앞두고 토성의 고리 가장자리로 이동하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공전궤도 수정에 나섰습니다. 이어 지난 4일 토성의 구름 상공 9만1000㎞까지 접근했습니다. 이는 지구와 달의 거리인 38만㎞의 4분의1에 불과한 거리입니다. 우주거리 개념으로 보면 이는 사랑하는 연인의 눈 앞 거리에 해당됩니다.

토성의 작은 달인 야누스와 에피메테우스도 비슷한 위치에 있습니다. 토성의 'F 고리' 중앙으로부터는 고작 1만1000㎞ 떨어진 거리였습니다. 고리 표면을 통과하기 약 1시간 전에 카시니 호는 메인 엔진을 약 6초 동안 점화했습니다. 이어 메인 엔진 점화 30분 뒤 고리 표면에 다가섰습니다. 토성의 가장자리 고리에 접근하는 임무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RGO(Ring-Grazing Orbits)'라 부릅니다.

린다 스필커 카시니 호 프로젝트 박사는 "카시니 호는 그동안 수많은 사진과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해 왔다"며 "무엇보다 마지막 임무 전의 RGO를 통해 전송해 올 데이터에 우리 팀은 잔뜩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성 고리에 매우 가깝게 접근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상세한 토성의 고리 자료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카시니 호는 2004년 토성에 도착했다.[사진제공=NASA]

▲카시니 호는 2004년 토성에 도착했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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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sini by Saturn=RGO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카시니 호가 토성 고리의 가장자리로 접근하기 이틀 전 토성의 거대한 '육각형 소용돌이'가 포착됐습니다. 토성의 북반구 대기권에 대한 이미지를 담아 지구로 전송해 왔습니다. 토성의 대기권을 이렇게 가깝게 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거대한 고리와 함께 토성의 또 다른 '아이콘'인 육각형 소용돌이의 모습을 근접 촬영했습니다.

'육각형 소용돌이' 등 이번 근접 사진은 토성 주요 고리의 가장자리에 접근하기 전인 지난 2일과 3일에 찍었습니다. 카시니 호는 RGO 임무를 통해 토성 바깥 고리에 대한 상세한 이미지와 그곳에서 공전하고 있는 작은 위성을 촬영할 예정입니다.

캐롤린 포르코 카시니 이미징팀 박사는 "드디어 토성의 역사적 탐험에 카시니 호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며 "그동안 카시니 호는 태양계의 가장 아름다운 행성인 토성에 대한 데이터를 보내왔고 이제 고리에 접근해 세밀한 연구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RGO 임무는 내년 4월22일까지 계속됩니다. RGO 임무가 끝나면 카시니 호는 최종 임무이지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그랜드피날레'에 돌입합니다.

▲카시니 호는 그동안 타이탄(사진)과 엔켈라두스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려왔다.[사진제공=NASA]

▲카시니 호는 그동안 타이탄(사진)과 엔켈라두스 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알려왔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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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sini for Saturn=카시니 호는 내년 9월15일 토성의 대기권으로 돌진합니다. 2004년부터 토성의 또 다른 '위성'이 됐던 카시니 호는 토성의 품에 뛰어들면서 생을 마감합니다. 카시니 호는 '그랜드 피날레'의 마지막에 자신의 몸을 불사르면서도 신호가 끊길 때까지 토성의 사진을 지구로 보내올 계획입니다.

1997년 발사된 카시니 호는 2004년 토성 궤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내년에 임무를 종료하면 약 13년 동안 토성의 '인공위성'으로 활동한 탐사선으로 기록됩니다. 인류가 태양계를 넘어 다른 항성계 탐험에 대한 기본 틀을 마련한 탐사선으로도 기억될 것입니다. 카시니 호가 없었다면 토성의 생생한 모습과 엔켈라두스, 타이탄 등 토성의 위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키시니 호 발사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카시니 호는 1997년 발사 당시 세 가지 큰 문제점에 부닥쳤습니다. 그동안 발사했던 다른 위성과 달리 카시니 호는 무려 32억㎞를 날아가야 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카시니 호는 2층집 크기인 아프리카 코끼리보다 더 큰 몸집이 필요했습니다. 이 같은 무거운 탐사선을 실어 토성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로켓이 필요했습니다. 카시니 호를 쏘아올린 로켓은 20층 높이에 달했습니다.

카시니 호로 비밀에 쌓여있던 토성의 많은 부분이 확인했습니다. 인류가 태양계 행성에 더욱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카시니 호의 '13년 토성 탐험'은 우주역사의 가장 주목받는 대사건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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