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렉스 틸러슨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CEO)가 유력시되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NBC 방송 등이 10일(현지시간) 일제히 전했다.
외신들은 10명에 가까운 국무장관 후보군 중 틸러슨 CEO가 선두로 부상했다고 정권인수위원회의 인선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틸러슨 또한 러시아와 사업적 이해관계로 얽힌 친(親) 러시아 인사로 분류되고 있어 지명된다면 미 의회 인준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틸러슨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부터 블라디미르 푸틴까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64세인 틸러슨은 텍사스 주에서 자랐으며,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올랐다. 엑손모빌은 러시아와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를 포함해 다양한 합작사업을 해왔고, 틸러슨 또한 이 때문에 친러시아적 성향이 강하다.
틸러슨은 러시아와의 외교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에서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는 다소 껄끄러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국무장관으로서 틸러슨의 행보가 세계 50여개국에서 사업하는 엑손모빌의 이해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내년에 정년퇴임하는 틸러슨 CEO는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퇴직기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경우 이 기금이 엄청나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