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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의 사회'…'낭떠러지'에 갇힌 韓 소비·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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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심리지수 금융위기 이후 최악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 평균 소비성향 하락 부추겨
높아지는 소비절벽 현실화 우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소비절벽, 투자절벽, 내수절벽, 인구절벽, 고용절벽, 소득절벽, 성장절벽…' 최근 대한민국 사회의 문제를 설명할 때 등장하는 단어는 '절벽'이다. 소비, 투자, 내수, 고용 등 전반적인 여건이 높이 솟아 있는 험한 낭떠러지에 떨어질 위기를 뜻한다. 바야흐로 '절벽의 사회'다.

실제 대내외 여건은 심상찮다. 대외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에 따른 수출 부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등으로의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내수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여러가지 소비 진작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정국이 계속되면서 지속성을 갖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4%로 0.3% 하향조정 발표했다. 이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대의 경제성장률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대통령 퇴진에 따른 리스크와 해외변수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증가율도 건설부문의 투자가 줄어들면서 3.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 역시 2.3%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됐다. 이어 "지난달 국내 실업률은 1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이러한 고용시장의 한파 역시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아지는 소비절벽 현실화 우려=일명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어수선한 국내 정국과 청탁금지법, 미국의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과 유럽 내 선거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1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95.8로 지난달보다 6.1포인트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의 6개월 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CSI가 64로 전월대비 16pt 급락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현재뿐만 아니라 6개월 뒤에도 경기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가계부채도 심각하다. 한은에 따르면 3ㆍ4분기 말 가계부채는 1295조8000억원으로 2ㆍ4분기 대비 38조원 증가하면서 13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ㆍ4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며, 2002년 이후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은행권 대출에 막힌 사람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일명 '풍선효과'만 나타날 뿐 대출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일명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효과로 시중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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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연구원은 "이러한 가계부채의 증가는 소비여력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결과는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3ㆍ4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1.5%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처치를 기록한 전분기(70.9%)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3ㆍ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이다. 특히, 사치품이나 기호식품 뿐만 아니라 쌀, 의류, 신발 등의 기본 생필품 소비까지 줄면서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절벽을 극복하는 새로운 트렌트 찾기=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도 더욱 합리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합리적 소비자들의 증가는 바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비의 준말)' 열풍으로 나타나고 있다. '싼 게 비지떡이다' 라는 표현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합리적 소비자들은 단순히 최저가를 찾아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상품을 찾아 소비한다. 일명 '가성비 갑'이라고 불리우는 물품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른 소비자들과 공유되면서 가성비 열풍은 전 산업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일명 B급 상품(일반적으로 약간 스크래치가 있거나,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이라고 불리우는 제품의 구매가 늘고 있고,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만든 자체브랜드 제품인 PB제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최근 중고제품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도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문화에 따른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품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쳐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컴퓨터, 카메라, 명품 가방, 자동차 등 상대적인 고가품에 한정됐던 중고품 시장은 유아용품, 기저귀, 입장권 등 저가 물품까지 확대됐고, 온라인 장터가 활발히 열리면서 그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공유경제도 확산되는 추세다. 공유경제란, 개인 소유를 기본개념으로 하는 전통적인 경제개념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집, 차 등 자산은 물론 지식, 서비스 등을 나눠 쓰면서 합리적 소비를 하고, 새로운 가치창출을 구현하는 신개념 경제를 말한다.

한 연구원은 "아직 국내의 공유경제는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며 "사회적인 환경과 인프라 수준 등은 이미 공유경제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법 제도 등을 보완 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소비력이 약화되면서 기회비용은 낮고, 만족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소유보다는 사용 가치를 중시하는 공유경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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