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가요 대신 대중가요…집단아닌 학생 개인 참여 늘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기하영 기자]"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제 안녕."
지난 7월30일 낮12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1층에서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졌다.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추진에 반발하던 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던 중 경찰에 맞서 부른 노래다.
1980년대 학생들이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 등을 이끌며 사회·정치문제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지금 학생운동은 학내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학생들이 학교 측과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는 올해에만 여러 번 있었거나 지금도 진행 중이다. 서울대 학생들과 서강대 학생들은 각각 시흥캠퍼스와 남양주캠퍼스 추진에 반대하고 나섰고, 동국대 학생들은 여러 의혹이 불거진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에 대해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90년대 이후 사회의 정치적 사안을 이끌어갈 수 있는 시민사회운동 공간이 넓어지면서 학생운동은 학내문제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학생운동을 이끌어 가던 집단이 대부분 총학생회였다는 것과 달리 이제는 개인의 참여가 눈에 띈다는 것도 달라진 점이다. 이대 사태의 주축이 된 학생들은 일명 '운동권'이라고 불리는 학생들의 참여를 거부하고 일반 학생들 스스로 직면한 상황을 이끌어갔다. 이에 대해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학생운동은 신사회운동과 비슷하다"며 "운동을 이끄는 조직이 무정형이고 이슈 하나로 뭉쳤다 흩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럴 경우 폭발적인 대중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학생들이 다수 참가했던 촛불집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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