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위기의 순간마다 집단행동으로 재미를 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비박(비박근혜)의 집단행동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박은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태를 주장하고 있고 친박에서는 이에 응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가 2일 개각을 발표하면서 당내 여론을 지도부가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갈등은 당분간 계속 될 전망이다.
비박은 이날 이번주 내내 이어온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며 지도부 해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장했다.
김재경 의원은 "진실규명에 있어서 대통령이 한 발자국 더 진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민들은 우리 당에 재창당 수준의 혁신과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도부 사퇴를 압박했다.
친박인 정우택 의원도 "이렇게 밀어내기 형식으로 이뤄지고 우리 이정현 지도부가 못 나가겠다고 버티면 국민이 볼 때 새누리당이 콩가루 아니냐"며 "(이 대표가) 이런 위기 때문에 지도부에 있는 건데 아무 것도 안 하고 등 떠밀려 도망가듯 나갈 순 없다, 제가 책임은 지겠다, 그러나 어느 시점까지 하고 여러분의 총의를 모아 이렇게 하겠다 일정을 밝히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라며 이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도부는 비박의 요구에 여전히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정현 대표는 "부족한 당 대표를 도와달라"며 사퇴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친박은 위기 때마다 집단행동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켜왔다. 지난해 7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파동 당시 친박은 긴급연석 회의 등 집단행동을 통해 유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관철시켰다. 이후 20대 총선 패배 이후 유 전 원내대표의 복당과 김용태 의원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선임을 두고도 집단행동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 시켰다. 하지만 비박의 집단행동에는 마땅한 대응책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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