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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은 재무구조 개선, 까보면 빚 돌려막기

최종수정 2016.10.27 14:52 기사입력 2016.10.2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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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시설 투자, 연구개발(R&D),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차입금을 상환하려는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겉보기에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회사의 자구책 같지만 속 사정을 보면 증자해 마련한 돈으로 기존 차입금을 갚는 빚 돌려막기인 셈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산업자동화용 기계ㆍ로봇 전문기업 맥스로텍은 19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 배경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꼽았다. 조달 자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해 연간 10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맥스로텍은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190% 수준인데 대부분이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차입금이다. 맥스로텍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자 경영을 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억원, 2억원 수준이다.

산업용지 제조판매업체 KGP 역시 187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조달 자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기존 757%에서 104%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KGP는 수익성 낮은 제지사업의 한계를 안고 매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흥아해운은 한진해운 사태로 당분간 금융권에서의 자금조달 조건이 강화될 조짐이 보이자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341억25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흥아해운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이 올해 상반기 408% 수준인데, 부채비율이 400% 이상일 경우 정부 선박금융을 지원 받는데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뒀다.
채무를 갚으면 기업의 재무구조가 일시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부채 비율이 줄면 이에 대한 금융비용 역시 절감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개선 없이 이행되는 빚 돌려막기는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을 바탕으로 한 변화가 아닌 만큼 다시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기업가치에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유상증자가 성공하더라도 그 규모가 클 경우 주식가치 희석화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발행주식의 12%에 해당하는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한 코스맥스는 유상증자 계획 발표 후 계속되는 급락으로 주가가 연중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적자 경영을 하면서 지난 12일 274억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 쏠리드도 연일 계속된 주가 하락에 이날 2575원에 52주 신저가 기록을 남겼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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