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내외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겠다고 밝혔고,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에 오를 것으로 예정된 만큼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등기이사 등재가 결정된 이후 대내외 행보를 부쩍 늘리고 있다. 글로벌 인사들과의 인맥이 두터운 이 부회장은 약 2년전부터 이같은 만남을 이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런 만남을 언론에도 좀 더 자주 공개하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스마트폰, 가전 제조 공장과 연구소 등을 통해 모디 총리의 제조업 활성화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와 정보ㆍ기술 활성화 정책 '디지털 인디아' '스킬 인디아'에 부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이 부회장은 또 모디 총리에게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단순한 외국인 투자자가 아니라 진정한 현지 업체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 오전에는 삼성 서초사옥으로 이른 아침(약 7시20분경) 출근해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요일 아침은 삼성 서초사옥에서 사장단들이 모여 수요사장단회의를 여는 날이다. 이 날은 상당수의 취재진이 사장단을 만나기 위해 서초사옥 1층에 상주하고 있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본인이 경영 일선에 오른 것을 외부에도 공식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은 출근길에 손에 갤럭시노트7을 들고 있어 노트7 사태에 대한 해결 의지도 내비쳤다.
또 29일에는 삼성 서초사옥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2시간여 동안 사물인터넷(IoT)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소프트뱅크는 최근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의 인수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RM은 반도체 AP칩의 핵심 설계도에 대한 특허를 가진 회사인 만큼 삼성전자와의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대내외 경영 행보가 이어지는 것은 등기이사 선임을 앞두고 자신감을 나타내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갤럭시노트7 등의 사태로 삼성이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부회장을 내세워 삼성그룹의 미래를 나타내려는 행보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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