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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의 리우 톡]"축제도 갈등도, 예수상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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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의 리우 톡]"축제도 갈등도, 예수상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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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는 날씨가 요란합니다. 밤새 굵은 비가 내리더니 종일 빗줄기가 오락가락합니다. 현지시간으로 21일 오후부터는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강풍이라 걷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17일간 지구촌 축제를 함께한 각국 선수단과 취재진, 관광객 등 손님들이 떠나는 게 아쉬운 듯합니다.

리우 올림픽 폐회식을 다섯 시간 앞두고 코르코바도산에 올랐습니다. 리우의 상징인 예수상을 보기 위해섭니다. 우리 선수단의 경기 일정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뒤늦게 이곳을 찾았습니다. 궂은 날씨 때문에 먼저 다녀온 동료들이 만류했습니다. "흐린 날 가면 예수님 얼굴도 못 본다"고요. 걱정이 앞섰습니다.
산 정상에 있는 예수상을 보기 위해 입구에서 사설 업체가 운영하는 미니버스를 탔습니다. 굽이지고 가파른 언덕을 한참 돌아가던 운전기사가 산 중턱에서 차를 멈춥니다. 전망이 좋은 곳이라며 사진을 찍고 가라고 권유합니다. 바다에 인접한 리우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멀리 예수상도 보였습니다. 다행이 산 위는 날씨가 맑게 개 '예수의 전신'이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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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차를 타 해발 700m인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여기서 또 입장료를 내고 버스를 갈아탄 뒤 진짜 예수상이 있는 근처까지 갑니다. 암벽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 층을 더 올라가서야 거대한 예수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인파에 밀려 발 디딜 틈이 없다던 명소인데 날씨 때문인지 비교적 한산합니다. 큰 조형물을 돌아 드디어 예수상 앞에 섰습니다. 바닥에 누워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관광객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높이 38m에 양팔을 벌린 너비가 28m나 되는 거대한 조형물과 나란히 앵글에 잡히기 위해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저마다 좋은 위치에서 자리를 잡고 셔터를 누르느라 경쟁이 치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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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을 벌린 예수상은 리우데자네이루를 품에 안을 듯합니다. 왼팔이 가리키는 곳에는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린 마라카낭 경기장이 있습니다. 반대편이 세계적인 휴양지인 코파카바나와 이파네마 해변입니다. 바다를 경계로 크고 작은 건물들이 빼곡합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자주 보던 빈민촌 '파벨라'도 이 안에 있습니다. 리우가 안고 있는 빈부갈등마저 포용하려는 듯, 우뚝 선 예수상의 표정은 인자하고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한 없이 평화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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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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