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집단대출 규제·고분양단지 보증거부 등 강남재건축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 불거지면서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당장 연내 일반분양을 예정했던 단지들은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반면 강남권에서도 규모가 큰 재건축단지는 물밑에서 사업속도를 높이는 등 명암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강남권 재건축단지 가운데 올 하반기 분양을 예정했던 곳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8차ㆍ24차를 비롯해 신반포5차(아크로리버뷰), 방배3구역(방배에코자이) 등이다. 이미 이주가 끝났거나 공사에 들어간 곳으로 당초 9월 전후로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5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개포주공3단지에 대해 고분양가를 이유로 분양보증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심이 깊어졌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조합이나 시공사에서 미분양을 우려할 일은 거의 없다"면서 "정부에서 강남 고분양가를 가만히 둘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일정이나 가격을 다시 들여다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기한 늦춰졌지만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개포주공3단지의 분양 이후 당국이 꺼내들 '카드'가 무엇일지를 두고 추측만 무성한 상황이다. 분양가 인하압력에 기존보다 가격이 수천만, 수억원 가량 낮아진 만큼 실거주는 물론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개포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3단지는 일반분양이 워낙 적은데다 당초보다 가격을 많이 낮춰 향후 분양에 나섰을 시 청약경쟁률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과거 강남부동산시장이 과열됐을 당시 세무조사, 대출규제 등 더한 강경책을 쓴 적도 있어 시장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까지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대치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추진위원회는 층수를 50층까지 높이기 위해 재건축사업으로는 역대 최고가인 150억원 규모의 설계공모를 추진하고 있다. 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35층 이상 올리는 건 불가능하지만 '랜드마크' 건축설계안을 제시할 경우 층수를 높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 내 재건축단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반포주공1단지(1ㆍ2ㆍ4주구)는 최근 시 심의에서 정비계획안이 보류됐다. 그러나 지난해 심의에서 지적받은 내용을 대부분 반영한 만큼 향후 각 분야별 심의에서는 크게 불거질 만한 쟁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단지는 규모가 크고 입지가 좋은 만큼 대형 건설사에서도 관심이 많다. 상대적으로 사업속도가 빠른 반포주공1단지는 올 들어 정비사업 수주실적이 없는 삼성물산도 시공사 수주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GS건설ㆍ대우건설 등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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