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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완화 英, BOJ 데자뷔?…부양 약발 안먹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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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완화 英, BOJ 데자뷔?…부양 약발 안먹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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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영국 중앙은행(BOE)이 4일(현지시간)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통화완화 정책을 내놨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충격을 줄이고 실물경제 침체를 선제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BOE의 '통 큰' 경기부양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일본 중앙은행(BOJ)이 지난달 말 추가 부양조치를 내놓았지만 일본 증시가 이후 하락하는 등 큰 효과를 내지 못한 바 있다.

BOE는 이날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인하했다. 영국은 지난 2009년 3월 이후 지금까지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해왔는데 7년 5개월만에 내린 것이다. BOE는 이밖에 자산매입(양적완화) 프로그램의 한도를 종전 3750억파운드에서 4350억파운드로 확대하기로 했고 100억파운드 규모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도 시행키로 했다.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중은행들에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최저대출제도(TFS)'도 운영된다. 금리인하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자산매입 확대와 회사채 매입, 저리대출을 포함하면 1700억파운드(약 250조원)의 돈이 시중에 풀리는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데다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BOE가 금리를 동결했던 만큼 시장은 이번 0.25%포인트 인하 결정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산매입 규모를 늘리고 회사채를 사들이기로 한 결정은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진다. BOE는 특히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고 시사해 완화정책이 이번이 끝이 아닐 것이란 신호도 줬다.

다만 일각에서는 잇단 양적완화로 통화정책의 약발이 듣지 않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어 BOE 역시 원하는 만큼의 경기부양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BOJ는 지난달 28~2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확대 등의 추가완화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통화정책 직전 달러당 106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이후 101엔까지 올랐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0.287%에서- 0.083%까지 급등했다. 일본 증시 역시 통화정책 전과 비교해 2.4% 하락한 상태다. 그동안 BOJ의 돈풀기→엔화약세·국채금리 하락→증시 상승 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말을 듣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미루고 있고 BOJ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BOE가 뒤늦게 통화완화 정책에 편승했지만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완화정책에 대한 효과를 반신반의 하고 있다. 통화정책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은 결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연결돼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BOE의 통화정책 발표 직후 영국 파운드화는 1.312달러로 1.5% 급락했다. 지난 6월 23일 브렉시트 투표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파운드화는 1.28~1.33달러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전문가들은 BOE의 완화정책을 계기로 파운드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도이체방크는 연말까지 파운드가 1.15~1.20달러로 내릴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3개월내 1.20달러를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의 성장둔화와 실질금리 하락은 영국의 투자매력도를 감소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영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감소, 영국 국채와 다른 유럽 국채들 사이의 스프레드(금리 격차) 축소에 따른 투자 수요 축소 등이 진행되면서 파운드 가치가 예상보가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글로벌 경제는 영국의 EU 이탈 결정에 따른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향후 영국과 EU 사이의 협상 정체, 영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파운드 급락 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제2의 브렉시트 파고가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영국이 금융정책으로 시간을 번 만큼 EU 이탈 협상 개시 시기와 이탈후 불확실성 축소 등에 대해 영국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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