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저항 만만찮아 외국처럼 현실화 어려울 수도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계좌유지 수수료를 실제로 부과한다면 이는 국내 은행권의 수수료 체계에선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계좌유지 수수료는 고객들의 심리적 저항이 강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다. 은행들이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는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이미 은행 수수료는 자율화돼 있기 때문에 금융당국으로부터 별도의 인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국내은행들은 대부분 예대마진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는 데 지금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는 구조적으로 이익을 내기 어렵다. 올들어 각 은행들은 이미 조금씩 수수료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11일자로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 금액을 송금할 때 받는 수수료를 현재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다. ATM 수수료도 200원 정도 인상했다. KB국민은행도 이에 앞서 지난 6월 송금 및 예금, ATM, 외환 등 주요 금융거래 수수료를 500~5000원 인상했다.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ATM을 이용한 타행 이체 수수료 5월, 2월 각각 100~200원 올렸다.
외국에 비해 수수료 수준도 여전히 낮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일본 미츠비시도쿄UFJ은행의 타행 창구 송금수수료는 648~864엔(약 6600~8800원)으로 국내 은행보다 두배 이상 비싸다. 미국 씨티은행과 영국 바클레이즈도 각각 35달러(약 4만2000원), 25파운드(약 4만4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소액계좌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도 은행의 부담이다. 국내 성인 1인당 보유하고 있는 은행계좌는 평균 5.4개다.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장기 미사용게좌는 전체 수시입출금 계좌의 절반수준인 1억700만개에 달한다. 휴면계좌에 예치돼 있는 돈은 5조5000억원으로 성인 1인당 평균 15만원 꼴이다. 미사용계좌수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이같은 미사용계좌는 은행 입장에선 모두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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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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