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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아현동 포차골목의 딜레마

최종수정 2016.07.11 14:05 기사입력 2016.07.1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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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두 차례 자진철거 명령"…강제철거 아니다
상인들 "30년 삶의 터전…정비만 해주오" 반발
민원 제기한 아파트 주민들 "쫓아내기 아닌 해결법 원해"
10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포차거리에 강제철거를 반대하는 깃발이 걸려있다.

10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포차거리에 강제철거를 반대하는 깃발이 걸려있다.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서울 마포구 아현동 굴레방 다리 인근에서 30년 동안 운영된 포장마차 거리 철거를 두고 포장마차 상인과 인근 지역주민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조정해야 할 마포구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1일 마포구청은 아현동 포차 거리를 찾아 강제 철거(행정대집행)를 시도하다 상인들의 반발로 중단했다. 구청은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6월 30일까지 가게를 비워달라는 자진철거 명령을 내렸기에 적법한 절차에 따른 집행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통행상의 불편과 교육환경에 유해하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구청에 따르면 아현초등학교 담벼락을 따라 형성된 아현동 포차 거리는 1991년부터 운영됐다. 2평반 정도의 가건물로 17곳의 포차와 채소·생선 등을 파는 노점상 30여 곳이 모여 있다. 이중 7곳의 포차는 이미 문을 닫고 나갔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초등학생의 안전을 위해 포차거리를 정비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보건법 제 5조에 따르면 학교 앞 50m는 '절대정화구역'으로 모든 종류의 유해업소는 이곳에서 영업할 수 없다. 이에 따르면 아현동 포차 역시 유해시설로 불법이다. 아파트입주자대표는 "대로변에서 방뇨를 하는 취객 사이로 아이들이 지나 다닌다"며 "여름밤에는 취객때문에 경찰차가 오는 등 초등학교 담장이 우범지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현초등학교는 91년 전에 개교한만큼 시설이 낙후돼 안전상의 이유로 리모델링을 하고있는데 포차가 있는 담벼락은 하지 못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포장마차 상인들은 포차 철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사라질 뻔 했다며 허탈해했다. 10일 저녁 찾은 아현동 포차 거리는 4곳만 장사를 하고 있었다. 포차 상인들은 대부분 65세 이상의 어르신들로 이곳이 아니면 생계가 막막하다고 했다. 30년 가까이 이곳에서 장사를 해온 전영순(67)씨는 "지금 이렇게 철거할꺼면 왜 10년 전 재개발 할 때 정비하지 않았냐"며 "30년 넘게 용인해왔던 포차를 이제 와서 불법이라 하니 갑자기 쫓겨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나. 보상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마포구에서 정비를 해주면 이곳에서 계속 장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아파트주민들 역시 포차상인들의 강제퇴거를 바라진 않는다고 했다. 아파트입주자 대표는 "우리가 구청에 요구한 것은 해결방법이지 강제퇴거가 아니었다"며 "구청이 강제퇴거에 대한 비난을 모두 아파트주민들에게 돌리는 것 같아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포차 철거를 반대하고 있는 노동당 서울시당 김상철 위원장 역시 "구청이 주민공동체 갈등 관리를 잘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포구청은 앞으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밝혔다. 13~15일 사이 포차촌 상인들과 면담도 잡혀있다. 그러나 "가장 이상적인 것은 본인들이 자진퇴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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