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전통주인 막걸리도 재료의 원산지를 따져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술이라고 내세우기 무색하다. '쌀'을 원료로 빚어내는 막걸리에 대부분 수입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막걸리가 세계 주류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국내산 쌀을 사용해 진정한 '한국 대표 술'로 나아가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5월 농식품 수출동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수출된 막걸리 총 물량은 5700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100t)에 비해 7.3% 감소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8.8% 줄었다.
농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제조업체 428곳 중 수입쌀을 사용하는 업체는 290곳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7여곳이 수입쌀로 막걸리를 빚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수치는 증가하고 있어 2013년 59.1%보다도 8.7%p늘었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매출액 10위권 업체를 대상으로 수입쌀 사용 비율을 파악한 결과 10곳 중 8곳(82.3%)이 막걸리 제조에 수입쌀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출액 10위권 업체들도 수입쌀 사용 비율이 73.2%으로 나타나 수출 막걸리 10병 중 7병은 수입쌀로 빚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왜 수입쌀을 쓸 수밖에 없는 걸까. 단연 '가격차이' 때문이다. 지난 달에는 수입쌀로 만든 막걸리를 국내산으로 속여 수십만병을 유통한 업자가 적발되기도 했다. 대부분 중국과 미국에서 수입한 쌀로 제조하고 국내 쌀로 만들었다고 속여 팔았다. 수입쌀이 국산 쌀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는 점을 노려, 원가 차익만으로도 1억 원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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