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인한 영향과 파장은 여러 갈래에서 나오고 있다. 먼저 영국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정부는 EU에 남기를 희망하고 있고,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젊은이들은 아일랜드 국적을 취득해 EU 회원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바라고 있다. 또한 런던의 젊은이를 중심으로 브렉시트 반대를 위한 청원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
셋째, 유럽의 불안은 안전자산에 해당되는 달러나 엔의 평가절상을 가져오게 된다. 이로 인해 엔고를 유발해 수출경기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일본 아베노믹스에 타격을 가할 수 있고, 영국의 런던 금융시장을 통해 위안화의 글로벌화를 추진한 중국 경제에도 위협이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국제질서의 재편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공화당 대선후보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미국 우선(America First)'을 외치고 있다.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역시 미국, 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한 중국은 경제성장이 둔화된다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대해 소극적으로 전환할 것이다. 수출입이 국가경제의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브렉시트를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닌 것이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고립되지 않고, 국가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나서야 한다.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를 지탱해 온 제철,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과 같은 중후장대 산업의 수명주기가 성숙기를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있는 새로운 산업들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이후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제품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가리킨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로보틱스, 핀테크, 3D 프린팅, O2O(Online to Offline), 빅데이터, 유전공학,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것이다.
앞으로 우리정부는 브렉시트로부터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후퇴기에 접어든 중후장대 산업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보다는 4차 산업과 같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적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근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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