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 자회사 전환 위해 이사회 의결 마쳐…자회사 전환해도 간접고용 해결 안되고 낙하산 인사 정당화라는 우려까지 나와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문제원 수습기자]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사고 재발방지 대책으로 내놓은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업무 자회사 전환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회사 전환은 또 다른 간접 고용으로 이번 사고 원인의 핵심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낙하산 인사 정당화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2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8월1일 자회사 출범을 위해 지난달 23일 서울메트로 내부 이사회 의결을 마쳤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자회사 직원의 고용 승계를 통한 신분 안정화로 주인의식과 안전의식이 강화될 것"이라며 "조직을 통합해 효율적 인력 재배치로 현장 대응능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자회사 설립이 서울메트로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발판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울메트로 노사는 자회사 설립을 확정지을 당시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을 자회사로 투입하겠다는 결정을 한 바 있다. 정수영 사장(직무대행) 등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자회사 방향은 앞으로 기술력이 충원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우리나라 스크린도어 기술력이 많지 않아 (퇴직자를 통한) 자체 기술력 확보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용역업체가 자회사로 전환되면 인력 이동이 더 쉬워지는 구조가 된다. 이미 서울메트로에서 은성PSD로 넘어 온 사람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 36명이다. 2011년 서울메트로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90명 정도가 은성PSD로 전적을 했고 퇴직 등의 사유로 현재 36명이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은성PSD 노동조합 측과 시민단체들은 '직접 고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찬배 민주노총 여성연맹 위원장은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인원이 적음에도 유지 보수 직원들의 사고가 없는 것은 모두 직접 고용된 정규직이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자회사를 설립해도 또 하나의 용역회사일 뿐이라 이는 근본적인 안전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성PSD는 2인1조로 작업한 것처럼 서류를 상습적으로 조작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도시교통본부장을 경질하고 윤준병 은평구 부구청장을 새로 임명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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