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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은행 수익악화, 수수료 인상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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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수료 인상대열에 KB국민은행도 가세했다. 은행들은 다투어 송금과 예금, 자동화기기와 외환 등 주요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새로운 수수료를 도입하고 있다. 은행들은 물가인상 등을 감안한 현실화라고 주장하지만 저금리에 따른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익) 축소 등으로 나빠진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다.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오르는 수수료 종류가 많은 데다 폭도 크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은행권은 손쉬운 수수료수입에 의존하기보다는 경영효율화와 고품질 서비스의 개발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게 경영의 정도다.

국민은행은 내달 1일부터 송금, 예금, 자동화기기, 외환 등 주요 수수료를 일제히 인상한다고 밝혔다. 타행송금 수수료가 최대 1500원(60%) 오르고 통장ㆍ증서 재발급 수수료 등은 1000원(50%), 명의변경수수료는 5000원(100%)이 각각 인상된다. 자동화기기 수수료도 내달 20일부터 100~200원 오른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자동화기기를 이용한 타행 이체 수수료를 100~200원 올렸고 신한은행도 지난달 외화 송금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면서 일부를 인상했다.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저금리 장기화로 주수익원인 예대마진이 지난해 1.97%포인트로 떨어졌다. 이를 메우기 위해 비이자 수익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표적이 수수료다. 지난해 이자수익은 33조5000억원으로 정점에 도달한 2011년(33조5000억원)에 비해 14% 이상 줄었다. 계좌이동제와 ISA 경쟁으로 각종 수수료 면제가 늘어난 것도 타격을 가했다. 수수료 인상이 고객들의 큰 저항 없이 쉽게 수익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지난해 16개 시중은행은 전년보다 8% 늘어난 4조9465억여원의 수수료 순익을 거뒀다.

은행들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수수료 인상이 아니라 '현실화', '정상화'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거의 없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옹색하기 짝이 없는 주장이다. 은행권이 1%대의 쥐꼬리 이자를 주면서도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를 봉으로 여겨 경영손실을 전가하는 행위다.

수수료 인상은 은행의 수익 악화를 해결하는 정답이 아니다. 직원 5명 중 1명꼴로 억대 연봉자인 고임금 구조, 국내영업에만 치중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 경영, 이자수익이 총수익의 90%를 웃도는 기형적 수익구조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 한 수수료 수입에 기대는 후진적 금융을 벗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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