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열린 협의체 1차 회의에서 나오지 않았던 자본확충펀드 조성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어제 회의결과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정부와 한은이 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주기 위해 사용한 방식으로 한은이 제안해 정부 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협의체가 자본확충의 큰 틀을 잡은 것은 다행이지만 각론에서는 입장차가 여전히 있다는 점은 염려된다. 자본확충펀드 조성방식과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고 한은이 대출금 회수를 위한 정부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점, 직접출자에 대해서 주체와 출자대상 등을 밝히지 않은 점 등에 미뤄 언제 결론이 날지 가늠키 어렵다.
구조조정 대상이 주요 기간산업인 만큼 논의해야할 사항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문제이며 다른 연관산업에 심각한 파급력을 낳을 수 있는 사안임을 직시해야 한다. 주요 5대 산업의 구조조정에서 속도를 내지 않는다면 경제 전체가 휘청댈 수 있다. 실기해서는 안 된다. 금융위원장이 밝힌 구조조정의 3원칙 중 제일 첫 번째가 신속함 아닌가. 정부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자본확충 논의를 조기 매듭지어야 한다. 골든타임을 잃지 말고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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