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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자본확충' 논의하다 세월 다 보내나

최종수정 2016.05.20 10:56 기사입력 2016.05.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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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산업 구조조정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의 가닥이 일단 잡혔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은 어제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2차 회의를 열어 직접출자와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간접출자 방식을 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해운ㆍ조선업 구조조정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감안할 때 이전 논의보다 진전된 내용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자본확충펀드의 조성방식과 규모 등 세부방식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아 구조조정 착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구조조정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도 정부는 서두르는 기색이 없어 '실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난 4일 열린 협의체 1차 회의에서 나오지 않았던 자본확충펀드 조성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어제 회의결과는 진일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본확충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정부와 한은이 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주기 위해 사용한 방식으로 한은이 제안해 정부 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협의체가 자본확충의 큰 틀을 잡은 것은 다행이지만 각론에서는 입장차가 여전히 있다는 점은 염려된다. 자본확충펀드 조성방식과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았고 한은이 대출금 회수를 위한 정부 지급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점, 직접출자에 대해서 주체와 출자대상 등을 밝히지 않은 점 등에 미뤄 언제 결론이 날지 가늠키 어렵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는 입으로만 구조조정의 '속도와 타이밍'을 외칠 뿐 서두르는 기색이 없다는 점이다. 재정투입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해 시간이 걸린다며 한은을 압박해온 정부가 "구체적인 방안을 다음달 중으로 마련하겠다"고 한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 속도라면 언제 실탄을 마련해 구체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겠는가. 산업의 공급과잉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진단하고 어느 기업을 살리고 어떤 산업을 지원할지 등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밑그림과 전략, 방향도 보이지 않는다.

구조조정 대상이 주요 기간산업인 만큼 논의해야할 사항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문제이며 다른 연관산업에 심각한 파급력을 낳을 수 있는 사안임을 직시해야 한다. 주요 5대 산업의 구조조정에서 속도를 내지 않는다면 경제 전체가 휘청댈 수 있다. 실기해서는 안 된다. 금융위원장이 밝힌 구조조정의 3원칙 중 제일 첫 번째가 신속함 아닌가. 정부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자본확충 논의를 조기 매듭지어야 한다. 골든타임을 잃지 말고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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