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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난치성 염증질환 치료 나노입자 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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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몸 속 물질 이용해 나노입자 약품 내놓아

▲빌리루빈과 폴리에틸렌 글리콜의 축합방법, 제조된 빌리루빈 기반 나노입자의 모식도와 전자현미경 이미지.[사진제공=카이스트]

▲빌리루빈과 폴리에틸렌 글리콜의 축합방법, 제조된 빌리루빈 기반 나노입자의 모식도와 전자현미경 이미지.[사진제공=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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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카이스트(KAIST)연구팀이 몸 속 물질을 이용한 염증 치료제를 개발했습니다.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연구팀이 신체 내부의 항산화물질을 이용한 새로운 항염증 나노의약품을 내놓았습니다. 빌리루빈이라 불리는 생리활성물질 기반 10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입자로 이뤄진 이 약품은 만성과 급성 난치성 염증질환 치료에 쓰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분자, 무기 나노입자 등의 많은 나노소재들이 질병 진단과 치료용 나노의약품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약품들은 인공소재로 이뤄져 생분해성과 생체적합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죠. 이런 약품들이 신체에 장기간 남을 경우 잠재적 독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임상적용이 되는 예는 매우 드뭅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우리 몸속에 존재하는 항산화와 면역조절 물질인 빌리루빈을 이용했습니다. 빌리루빈은 헤모글로빈에 존재하는 산소결합 물질인 헴(Heme)의 최종 대사체입니다.

빌리루빈은 노란색 담즙 색소로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황달의 원인이 돼 예전에는 쓸데없는 물질로 여겨졌습니다. 최근 발표된 역학조사를 보면 빌리루빈의 혈중 농도가 다소 높으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병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빌리루빈은 여러 활성산소들을 제거하고 염증과 관련된 면역세포를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해 세포와 조직을 보호한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물에 거의 녹지 않는 특성 때문에 빌리루빈을 실제 치료에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전 교수 연구팀은 빌리루빈에 초 친수성 고분자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결합한 '페길화된 빌리루빈'을 합성해 수용액에서 자가 조립돼 약 100나노미터 직경을 갖는 빌리루빈 나노입자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이 빌리루빈 나노입자는 항산화와 항염증 효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신체에 축적되지 않고 배설돼 빌리루빈의 장점만 갖는 나노의약품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효능 확인을 위해 대표적 난치성 만성 염증 질병인 대장염 모델을 쥐에게 투여한 후 빌리루빈 나노입자를 집어넣었습니다. 염증이 형성된 부위에 나노입자가 선택적으로 분포됐고 대장염 진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습니다. 또 장 길이가 짧아지고 혈변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대조군과 다르게 정상 생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고 황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아 높은 수준의 항염증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빌리루빈 나노입자가 대장염 모델 외에도 허혈성 간질환, 천식, 췌장소도세포 이식 동물 모델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여 앞으로 범용 항염증 나노의약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전 교수는 "국내외 연구팀들과 전임상과 임상실험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의약품을 개발해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5월4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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