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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슈퍼박테리아 역습 대비하라

최종수정 2016.05.17 11:00 기사입력 2016.05.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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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기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합니다. 항생제 내성균인 '슈퍼박테리아'는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질병이 되고 있습니다.

슈퍼박테리아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그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되지 않는 균을 말합니다. 앞으로 신종 감염병과 함께 전 세계에 공포를 드리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균이 발생했는데 이를 퇴치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인간 스스로 만든 측면이 강합니다. 항생제를 지나치게 많이 쓰다 보니 균도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이 같은 환경에 적응하게 됩니다. 더 강한 항생제를 썼고 또 다시 균이 적응하고,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슈퍼박테리아 대처시스템 바꿔야=우리나라의 슈퍼박테리아 대처 시스템은 보완할 점이 많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항생제 내성균 6종에 대해 100개 병원을 대상으로만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수천 개 동네병원과 요양병원에 대한 감시체계는 느슨합니다. 이렇다 보니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정확한 흐름과 그 변화를 읽는데 한계가 뚜렷합니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는 슈퍼박테리아에 적극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슈퍼박테리아 감시체계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강민규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100개 병원을 넘어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전수조사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정부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복지부는 지난 13일 신종 감염병에 맞먹는 파급력이 있는 항생제 내성균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만들었습니다. 내성균에 의한 감염병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 기간이 길어지는 등 사회경제적 부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협의체는 보건, 농·축산, 수산, 식품, 환경 분야 전문가와 정책입안자가 참여합니다. 앞으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의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협의체는 ▲감시체계 강화를 통한 내성균 조기 인지 ▲항생제 적정 사용으로 내성균 발생 방지 ▲내성균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감염예방관리 ▲연구개발·국제협력과 관리운영체계 강화 등을 논의합니다. 오는 6월까지 회의를 통해 수립한 대책은 범부처 회의를 거쳐 '2017~2021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으로 확정할 계획입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최근 유엔이나 세계보건기구에서 보건안보의 위협요소로 범세계적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와 적극적 협력을 통해 국가 차원의 중장기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마련해 국민건강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매년 1000만 명 사망할 수도= 우리나라는 항생제 사용량이 아주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네덜란드의 경우 항생제 사용량은 10.1 DDD(Defined Daily Dose, 1000명 중 매일 항생제를 복용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30.1DDD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1.1DDD와 비교했을 때도 높은 수치입니다. 여기에 종합병원뿐 아니라 의원, 요양병원 등의 항생제 내성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의원의 경우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이 2007년 5.0%에서 2013년 29.4%로 약 5.9배 증가했습니다. 요양병원도 같은 기간 3.3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미국에서는 항생제 내성균으로 매년 200만 명이 감염돼 이중 2만3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전문가들은 205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슈퍼박테리아로 약 10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슈퍼박테리아 감염뿐 아니라 비용도 급증=항생제 내성균은 환자뿐 아니라 감염성도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머물다 보면 피부 접촉 등으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은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게 상승한다는 사실입니다. 내성균이 계속 진화하면 끝내는 그 어떤 항생제로도 치료 불가능한 균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우준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황색포도알균의 경우 기존에 10원의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했다면 황색포도알균 내성균을 치료하는 데는 100원이 든다고 보면 된다"며 "또 다른 내성균이 나타나면 그만큼 치료제 비용은 상승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적 공조 중요=현재 전 세계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진하고 있는 글라스(Global Antimicrobial Resistance Surveillance System, GLASS)가 마련돼 있습니다. 글라스는 국제적 차원에서 항생제 내성균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공유하는 감시체계를 말합니다. WHO는 지난해 5월 총회를 통해 항생제 내성에 대한 대응방안 등 향후계획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하고 각국의 관심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 감시체계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WHO는 결의문에서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5개의 전략목표를 설정했습니다. 5개 전략목표는 ▲사회적 인식제고(Awareness) ▲감시체계 구축(Surveillance) ▲예방을 통한 감염 감소(Prevention) ▲적정사용(Optimal use) ▲연구개발 추진(R&D) 등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가 2014년 3월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항생제 내성 문제를 국가 차원의 의제로 부각시켰습니다. 유럽연합(EU)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회원국들이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슈퍼박테리아란?
▲슈퍼박테리아

▲슈퍼박테리아

'슈퍼박테리아'는 공식적 용어는 아니다. 항생제 내성에 강한 균을 총칭에서 일컫는다. 궁극적으로 그 어떤 항생제로도 제어할 수 없는 '슈퍼균'이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12월 30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6종의 항생제 내성균에 대해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균 6종은 ▲코마이신내성 황색포도알균(VRSA) ▲반코마이신내성 장알균(VRE) ▲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다제내성 녹농균(MRPA)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바우마니균(MRAB) ▲카바페넴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등이다.

2011년부터 의료관련 감염병 표본감시체계를 구축·운영하고 있다. 2011년 7월 표본감시기관이 44개에서 100개로 확대 지정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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