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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는 신기루였나'…日 산업계 '저가 회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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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니클로 홈페이지. 왼쪽 상단 배너에 '평일도 주말도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 = 유니클로 홈페이지)

일본 유니클로 홈페이지. 왼쪽 상단 배너에 '평일도 주말도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 = 유니클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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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산업계에서 저가로 회귀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이 아베노믹스를 믿고 지난 2년간 제품·서비스 가격을 올렸다가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자 다시 예전 가격으로 복귀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매년 봄마다 가격을 인상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봄을 맞아 가격 인하에 나섰다며 유니클로와 미스터 도넛, 요시노야 등의 대표 기업 사례를 12일 소개했다.
최근 유니클로는 1290엔(약 1만3700원)이었던 '에어리즘 크루넥 T' 가격을 990엔으로, 2490엔이었던 옥스포드 셔츠 가격을 1990엔으로 내렸다. 홈페이지 상단에 걸린 배너에는 "이번 봄부터 평일도 주말도 매일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으로 변경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2014년, 2015년 연속된 가격 인상으로 고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저가 의류브랜드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유니클로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말마다 대규모 세일을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결국 저가로 돌아가는 방침을 택했다.

도넛 전문점인 미스터 도넛 역시 비정기적으로 실시했던 '100엔 세일' 캠페인을 줄이고, 인기 상품인 '폰데링'과 '올드패션'의 정가를 10~20% 낮췄다. 덮밥 체인점 요시노야는 주력상품인 규동(소고기덮밥)보다 50엔 저렴한 330엔짜리 부타동(돼지고기덮밥)을 부활시켰다. 야채덮밥 시리즈의 가격도 50~60엔씩 인하했다.
일본 택시업계에서는 사상 최초로 기본요금을 인하하는 사례가 나왔다. 택시업체인 '일본교통'은 택시 기본요금을 730엔에서 410엔으로 40% 인하했다. 물론 요금만을 인하하는 것이 아니라 요금체계도 변경, 최초 2㎞까지 730엔이던 요금을 1.059㎞까지 410엔으로 바꾼 것이다. 주행거리가 길어지면 요금총액은 예전과 비슷하다.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게 일본교통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기대감보다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높다.

기업들이 다시 저가를 내세우는 이유는 불투명한 경기 전망 때문이다. 일본 소비자청이 발표한 3월 물가모니터 조사 결과, 향후 3개월간 전년 동기대비 지출을 줄이려는 사람의 비율이 57.5%로 전월 대비 3.5%포인트 증가했다. 소비세율 인상 직후 조사한 지난 2014년 4월 59.3%를 기록한 이래 2년만의 최고치다.

아베노믹스로 인해 기업경기는 회복됐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방증한다. 가계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엥겔지수는 지난해 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4월 소비세율을 인상하면서 식비가 오른 것이 주된 원인이다. 기업실적 개선 속도에 비해 근로자들의 임금이 빠르게 오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올해 봄 일본 노사협상에서 임금인상 금액 평균액은 6239엔으로 지난해(6944엔)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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