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3개월 후, 미래에셋은 또 한번 M&A시장을 뒤흔들었다. 다시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이 뛰어든다는 소문에 시장이 출렁거렸다. 미래에셋 참여 소식에 다소 차가웠던 현대증권 인수전은 과열양상으로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현대증권 인수가격이 1조원대 까지 뛸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만약 시장 예상대로 한국투자증권이나 KB금융투자 중에서 승자가 나올 경우 금융투자업계는 다시 한번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품에 안을 경우 미래에셋+대우증권(자기자본 7조8588억원)에 이어 2위에 오르게 된다. 현재 20위권인 KB금융투자증권이 인수전에서 승리하면 일거에 4위로 뛰어 오른다. 덩치 키우기 경쟁에서는 승자가 된다는 얘기다. 두 증권회사가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전에 연달아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규모의 경쟁이 전부는 아니다. 문제는 인수 이후 이다. 글로벌 자본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경영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금융투자업체들이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맨파워나 리스크 관리, 상품 개발,투자은행(IB) 역량 면에서 부족하다. 투자와 관련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경영성과나 내실을 외면한 채 덩치만 키운다면 1+1이 3,4,5가 되기는 커녕 2를 지키기도 어렵다. JP모간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데는 200번의 M&A도 기여를 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신뢰성을 확보한 점이 더욱 컸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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