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 오정경찰서는 폭행치사와 유기 등의 혐의로 아버지 A(22)씨와 어머니 B(22)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침대에서 떨어져 입에서 피가 난 딸이 울음을 터뜨리자 작은방으로 데리고 가젖병을 입에 물려놓고 배를 눌러 억지로 잠을 재웠다. C양이 울음을 멈추자 A씨는 아내가 있던 안방으로 돌아와 함께 잠이 들어 딸을 10시간 넘게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남편과 함께 지난달 15일부터 최근까지 1주일에 3차례가량 딸의 머리와 배를 꼬집고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9일 부천의 한 종합병원 의사로부터 "몸에 상처가 난 여자 아기가 사망한 채 병원에 왔다"는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 부부를 상대로 딸이 사망한 당일 행적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둘의 진술이 다른 점을 의심,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김호중 응급의학과 교수는 브리핑에서 "여아는 누가 봐도 학대를 받았다고 판단할 만큼 처참한 상태였다. 어깨뼈와 우측 팔 골절뿐만 아니라 복부 수 곳에 멍자국이 관측됐다"며 "사인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외력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시신에서 발견된 멍자국은 당일 생겼을 가능성은 적다. 지속적인 학대가 의심된다"며 "성기에서도 피멍자국과 성폭행이 의심되는 상처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부부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딸을 고의로 숨지게 했는지 등 살인 혐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고 조사할 방침이다. 또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이날 C양의 시신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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