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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조정래 감독 "위안부, 영화로 증거 남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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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준비 14년만에 공개 … 강일출 할머니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 모티브로 피해자 넋 위로

조정래 감독.

조정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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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영화 '귀향'의 내용이 공개됐다. 이 영화의 각본ㆍ연출ㆍ제작을 맡은 조정래 감독은 2002년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집 봉사활동을 하다가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접하고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조 감독은 4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영화처럼 문화적 증거물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진심에서 출발했다"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영화에서나마 고향으로 모시고 싶어 제목을 귀향이라고 지었다"고 말했다.
귀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진 극영화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야기 전개 방식을 썼다. 영화는 백발이 성성한 70대 노인이 된 영희(손숙)의 뼛속 깊이 사무친 한과 아픔을 다각도에서 조명한다. 아울러 영희가 신녀 은경(최리)을 통해 고통스러운 과거를 치유하는 과정이 동시에 그려진다.

1943년 경남 거창의 한디기골에 사는 정민(강하나)은 천진난만하고 풋풋한 열네 살 소녀다. 정민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일본군에 이끌려 영문도 모른 채 정든 고향과 가족의 품을 떠나게 된다.

전국 각지에서 온 꽃다운 나이의 여성들이 기차에 실려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간다. 정민은 기차 안에서 한 살 터울의 언니 영희(서미지)를 만난다. 제2차 세계대전, 차디찬 전장 한가운데인 목단강 위안소에 버려진 이들은 잔혹하고 성욕에 굶주린 일본군들에게 몸과 마음을 짓밟힌다. 영희는 위안소에서 겪은 고통스러운 과거와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감춘 채 묵묵히 살아간다. 치욕스러운 과거를 감추고자 이름마저 영희에서 영옥으로 바꿨다.
위안소에서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생이었던 정민의 죽음을 잊지 못하는 영희는 신녀 은경을 통해 과거의 정민과 조우한다. 은경은 타향에서 죽어간 위안부 피해자 소녀들의 넋을 모시는 귀향 굿을 펼치면서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영화는 제국주의와 일제의 만행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데 치중하지 않는다. 자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채 위안부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데 힘을 쏟았다. 절제의 미덕이 돋보이는 영상미와 서글픈 노랫가락은 예술영화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일교포 4세 배우 강하나가 주연을 맡았으며 일본 배우 다수가 출연했다. 여배우 손숙이 재능기부 의사를 밝히며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지난해 4월부터 2개월 만에 촬영을 마쳤으나 기획을 비롯한 제작준비에 무려 14년이 걸렸다. 영화는 7만5000명이 넘는 시민의 참여로 이뤄진 문자 후원, 자동응답전화(ARS) 후원, 펀딩 등을 통해 순제작비의 50% 이상인 약 12억원의 제작비를 조달했다. 15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개봉일은 이달 24일이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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