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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수사검사 그때 ‘건망증’만 아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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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18년 9개월 흐른 뒤 살인죄 선고 나온 까닭…출국정지 연장 소홀, 패터슨 도주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999년 8월23일, ‘이태원 살인사건’ 유력한 용의자 아더 존 패터슨의 출국정지 기간이 만료됐다. 다시 출국정지를 연장하지 않으면 패터슨은 한국을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어찌 된 일인지 출국정지를 연장하지 않았다. 행정적으로 처리하면 어렵지 않게 출국정지가 연장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일까.
패터슨을 담당했던 검사 A씨는 출국정지 연장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A씨는 다른 쪽에 온통 신경이 쏠려 있었다. 함께 일하는 직원이 유흥주점 단속과 관련해 업주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구속됐다.

패터슨 수사검사 그때 ‘건망증’만 아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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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 사건 때문에 충격을 받아 다른 일에 소홀하게 됐다. 문제는 소홀하게 처리한 사건이 바로 ‘이태원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었다는 점이다.

8월26일 A씨는 인사이동을 하게 됐는데 법무부로부터 패터슨에 대한 출국정지가 만료됐다는 연락을 받고 급하게 출국정지 연장 요청을 지시했다. 3일 후인 8월26일부터 패터슨은 출국정지가 다시 시작됐다.
문제는 패터슨이 한국을 떠난 이후였다는 점이다. 패터슨은 출국정지가 연장되지 않은 틈을 타 8월24일 김포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도주했다.

법무부가 ‘007작전’을 연상하게 하는 송환 작전을 벌인 끝에 2015년 9월23일 패터슨은 국내로 송환됐다. 패터슨은 다시 국내 법원에서 ‘이태원 살인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29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사가 1999년 8월 패터슨 출국정지 연장을 잊지 않았다면 그 당시 사건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을지도 모른다. 패터슨은 뒤늦게 살인죄 유죄를 선고받게 됐다.

대법원은 1999년 8월 당시 검사가 패터슨 출국정지 연장 조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잘못된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살인사건의 매우 유력한 용의자가 영구적으로 도주할 의사로 출국해 버리고 이로 인해 수사 진행이나 형사재판의 개시가 현저히 곤란하게 됐다면 이는 (피해자 유족들의) 보호할 가치 있는 인격적 법익을 종국적으로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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