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년 작가, 공공미술로 12년만에 개인전
'날다' 주제로 희망 전하고파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설 연휴 이후 서울 반포대교나 올림픽대로를 지난다면 거대한 금빛 날개를 펄럭이는 나비를 보게 될 것이다. '한강의 흉물'에서 명소로 떠오른 한강 '세빛섬'에 설치되는 첫 번째 공공미술작품이다. 나비의 날갯짓은 삶에 지친 이 도시의 시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지 모른다.
이번 전시는 중견작가 김홍년씨(57)가 12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다. 김홍년씨는 이십대 중반부터 회화작품으로 굵직한 국내외 미술공모전에서 돋보이는 활동을 했다.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풍자적인 작품부터 대형 조형물 제작, 공공미술 작업 등을 꾸준히 해왔다.
한강 세빛섬은 인공섬이다.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 등 세 섬으로 구성됐다. 세빛섬 공중에 가로 24m, 폭 21m, 높이 15.2m에 이르는 날개가 떠오른다. 주재료는 그물망이며 가빛섬과 채빛섬 사이 84m를 밧줄로 연결해 조형물을 고정해 완성한다. 황금색에 붉은색을 곁들인다.
김홍년씨는 "금색은 환희와 번영, 희망을, 붉은 색은 열정을 상징한다"며 "혼돈, 카오스라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고뇌하며 고독과 절망을 느끼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따스한 마음으로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상징하는 '날개'를 작품화했다"고 했다. 전시 제목과 작품명은 모두 '날다 날다 날다'다. 991.7m² 규모 솔빛섬 전시관 안에서도 빛, 나비와 꽃, 신체를 주제로 한 그의 회화 및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러던 중 돌연 1996년 미국유학길에 올라 미술경영과 설치미술을 공부했다. 캘리포니아 클래어먼트 대학원에서 '퐁뇌프의 다리' 등 자연환경 자체를 미술품으로 응용한 대지미술의 거장 크리스토프 자바체프 교수의 강의를 들었다. 1998년 8월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풍자한 설치 작품전으로 국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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