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해섭 ]“어머니를 가정 폭력으로 잃고 전기와 수도, 가스도 끊긴 집에서 1년 넘게 집에 나오지 않은 청년이 있었습니다. 몇 차례 찾아갔지만 만나주지도 않았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던 어느 날 그 청년이 걱정돼 찾아갔습니다. 청년은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눈을 맞으면서 저를 기다리는 여러분 모습에서 힘을 얻었다’며 "마음의 빗장을 풀어줬습니다. 이후 이 청년은 여러 기관의 지원으로 생활고를 해결하고, 현재 본인 희망대로 자동차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대학입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날 청와대에서는 보건복지부 등 4개 부처의 올해 업무보고와 함께 현안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 주제 중 하나가 ‘사각지대 없는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 방안’. 보건복지부는 민관 합동으로 복지망을 촘촘하게 구성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고 있는 광산구 우산동 사례를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해 이 주무관을 이날 토론자로 초청한 것.
우산동이 복지 관련 공모사업과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자체적으로 다져온 ‘내공’이 상당하기 때문. 우산동은 지난 2012년부터 주민과 함께 복지네트워크를 구성해 ‘잉계마을 공동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은 북카페와 공방을 만들고, 협동조합을 설립해 이웃과 일자리를 나누는 등 마을 공동체에 기반한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우산동은 주민센터 공직자, 통장, 복지협의체 위원들이 함께 약 1500세대를 직접 찾아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발굴하면 34개 기관이 참여하는 우산동 복지네트워크에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운영 중이다.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은 “복지 인프라들이 잘 연계 돼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읍·면·동에서 정보를 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전국 700개 읍·면·동 주민센터를 ‘주민복지센터’로 전환하고 맞춤형 복지 허브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날 보고했다.
노해섭 기자 no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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