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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낡은 규제프레임에 갇힌 첨단 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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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규제 지수, 그리고 정부의 혁신성은 어느 수준인가.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계, 외국 기관 간의 엇갈린 평가들이 규제완화의 핵심은 무엇이며 '창조경제'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를 제시해준다.

국무총리실은 오늘 오전 지난해 하반기 규제개혁 성과를 발표하면서 규제신문고를 통해 들어온 건의 390건을 수용해 개선했다고 밝혔다. '숍인숍'이 대표 사례로 꼽혔다. '음식점과 당구장 복합매장'을 허용해달라는 건의를 받아들여 일부 업종 외엔 숍인숍을 대폭 허용했다는 것이다. 산지 경사도 제한 완화, 부담금 납부수단 다양화 등도 성과로 꼽았다. 이 같은 개선을 깎아내릴 건 없다.
그러나 어제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신사업의 규제트라이앵글과 개선과제' 보고서는 지금 우리 경제엔 정부가 홍보하는 것과 같은 '민원 수용형' 이상의 혁신적인 규제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준다. 상의는 첨단 신사업들이 낡은 규제프레임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D프린터로 인공장기, 인공피부 등을 제작해도 안전인증기준이 없어 판로난을 겪고 있다. 혈당관리용 스마트폰앱처럼 비교적 간단한 의료용 소프트웨어에도 의료기기와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임상실험과 같은 허가절차가 필요하다. 방재업체들은 지능형 설비를 개발해도 인증기준이 없어 납품을 못한다. 사전허가 요구, 지정된 사업영역 외 금지 등 족쇄는 단단한 반면 신기술에 필요한 지원은 크게 미흡한 것이다.

상의가 규제장벽을 호소한 날 블룸버그통신이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로 꼽았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2014년 이후 3년째 1위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측은 "창조경제 활성화의 성과가 반영된 것이며 중장기적으로 성장 전망이 밝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반겼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결과에 의아해한다거나 한국이 양적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에 유리한 평가방식이었다는 지적들이 나왔다는 얘기는 덮어놓자. 다만 블룸버그의 평가가 던지는 역설적 지적을 읽어야 할 것이다. 왜 한국이 양적 수준은 우수한데도 상의의 보고서와 같은 답답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뼈아프게 돌아봐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활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는 데에는 그와 같은 불균형과 괴리가 있는 건 아닌지 정부는 깊이 되새겨야 할 것이다.
악성 규제를 뒤늦게 고치는 수준이나 특정한 지역에 규제 프리존을 만드는 식의 발상으로는 안 된다. 산업재편의 큰 흐름을 읽고 선제적으로 기술과 신사업 발전의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그런 것이 '혁신형' 규제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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