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항상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저부터 1년 동안 투어를 함께 다니며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또 어린 동생 등 남은 가족의 희생이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국내 여자선수들이 갖고 있는 '숙명'이라고나 할까요. 최근 가족을 위해 '한 턱'을 쐈습니다. 3박4일 일정의 일본 삿포로 온천여행입니다. 할아버지와 부모님, 동생들 모두 떠나기는 2010년 캐나다 밴쿠버 여행 이후 5년 만인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께서 피곤하실까봐 걱정이 많았는데 저보다 더 잘 다니시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온천과 맛집, 일본 영화 '러브레터'가 촬영된 관광명소 등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가족이 너무 행복해 하는 모습에 갑자기 '효녀'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저 또한 여행을 통해 에너지를 100% 충전했고요. 잠을 푹 자면서 1년 동안 쌓였던 피로가 완전히 풀린 느낌입니다.
200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 7월까지는 아빠가 투어에 동행하셨는데요. 지난해 삼다수여자오픈 우승 때부터 엄마가 '매니저' 역할을 해주시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꼼꼼하게 챙기는 한편 위로의 말을 많이 해주셔서 고마웠는데요. 물과 샌드위치, 과일이 든 무거운 배낭을 메고 갤러리를 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K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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