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통일대박론'과 함께 금융권에 불었던 '통일금융' 열풍이 불과 1년만에 자취를 감췄다. 지난 정권과 명운을 함께했던 녹색금융의 뒤를 잇는 모양새다.
금융위 관계자는 "TF활동은 지난해 종료됐다. 남북의 정치적 상황이 좀 진전되고 실물 경제가 나가면서 금융이 구조적으로 따라가는 것인데 통일과 관련된 진행사안이 없으니…"라고 말을 아꼈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내놓은 통일금융 상품도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통일금융 상품인 우리은행의 '우리겨레 통일예금'의 경우 지난해 6월에 출시돼 지난 3월 계좌 수 6만3565좌, 잔액 8528억원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2만8945좌, 3715억원으로 최고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년 만기가 도래하면서 실적이 급감한데다 통일에 대한 정부 홍보도 주춤해진 탓이다. NH농협은행의 'NH통일대박 예ㆍ적금'도 만기 1년이 되는 지난 8월 6707좌, 396억원까지 올랐던 실적이 두달 뒤인 지난달 5536좌, 334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정부가 앞장선 금융상품이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전 정부가 강조했던 녹색금융도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하고 1호 가입자로 나섰던 청년희망펀드에 대해서도 같은 우려가 제기된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모금이라는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투자와 일자리 창출방법 등 구체적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통일금융과 별다를 바가 없다는 지적인 것이다. 재단이 마련되기도 전에 자금부터 모으고 나섰다는 점에서도 실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모아놓은 자금을 어떻게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갈까 하는 아이디어가 전혀 없다"며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단기간 손해를 보더라도 뭔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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