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제비가 봄을 알리는 조짐의 하나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15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이 그랬다. 좀 호들갑을 더하자면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40명의 멘토와 600명의 멘티는 한바탕 즐거운 수다를 떨며 본인의 역량을 키웠다.
멘토들도 고민을 털어놓는 멘티들에게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깨달은 직장 생활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줬다. 멘토들은 마치 멘티들이 10년, 20년 전의 자신인양 도전을 멈추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때론 직장 선배가 돼 따끔한 충고를 하며, 때론 친언니가 돼 '남자의 뒷모습을 보지 말고 옆모습을 보며 달려가자'고 격려했다. 멘토들 역시 멘티들과의 만남 속에 초심을 일깨웠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여성들을 하나로 묶어줄 네트워크에 대한 목마름이 이 행사에 고스란히 묻어난 것이다.
이날 응축된 여성 리더십은 이제부터 대한민국을 이끌 혁신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 성장률이 2034년에 1%대로 내려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여성 고용률을 남성만큼 높인다면 성장률 저하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남녀유별(男女有別)'이란 족쇄도 여전히 서슬 퍼렇다. 이날 연사로 선 최숙아 르노삼성자동차 재무본부장도 30대 초반 관리자로 임명됐을 당시 "말도 안 되는 사람이 내려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국내 외국계 자동차회사 1호 한국인 여성 CFO인 그 역시 어떻게 여성이 관리자가 될 수 있느냐는 편견과 싸워왔던 셈이다. 여성이 또 다른 인적 자원으로 '견고하게 함께 성장(Nurturing a sustainable future)'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이번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이 그 지렛대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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