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대로 이번 대책에는 연애ㆍ결혼ㆍ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 세대'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이 많이 마련됐다. 신혼부부의 전세대출한도를 높이고 임신ㆍ출산 관련 의료비를 줄여주며 결혼식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미혼남녀를 위한 단체미팅까지 주선하겠다는 데서 비혼(非婚)ㆍ만혼(晩婚) 추세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고심을 읽을 수 있다.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하는 형편에서 이 같은 방안들에 대해 굳이 흠잡을 건 없다. 사실 효과가 확실한 획기적인 대책이 나오기도 힘들다.
저출산ㆍ고령화 현상에 국가적 차원의 인식과 대처가 필요한 것은 거기에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사회 구성원들이 우리 사회를 2세를 낳아 기를 만한 곳으로 보느냐의 문제다.
마침 오늘 나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 삶의 질' 보고서는 한국의 결혼ㆍ출산 포기 현상에 대한 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한국인들은 스스로 매긴 삶의 만족도에서 자신을 밑바닥권으로 평가했다. 특히 어려울 때 의지할 이들이 있는지, 밤에 혼자일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항목에서 최하위였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도 가장 짧았다.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 이상의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불안을 총체적으로 봐야 저출산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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