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끝날 때까지 결고 끝난 게 아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이후에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 회장에게 반격을 예고했다.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가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담당하라고 계속 말씀하셨다"며 "일본 사업은 오랫동안 현장을 지켜봐온 내가 이끄는 편이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어떤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물러났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전날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은 '사외이사 선임의 건'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등을 상정해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절반 이상의 주주들이 신 회장을 지지해 신 전 부회장의 반격 여지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전날 주총 직후 모여든 한국 취재진 앞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던 그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발언한 것은 평소 일본을 더 우호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시각이 여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편 이번 주총에 실패하면서 신 전 부회장이 내밀 반격 카드는 소송으로 좁혀졌다. 신 회장이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에 대표이사로 등기하는 과정에서 기존 대표이사였던 신 총괄회장의 동의를 얻지 않은 부분 등 적법절차 여부에 관해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분쟁이 소송전으로 이어지면 결과 발표까지 상당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장기전'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반(反)신동빈 라인이 다시 세력을 규합하면서 신 전 부회장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두 형제 간 균형을 맞추려 주요 계열사 지분율을 비슷하게 유지해온 만큼 현재 신 전 부회장의 지분에 신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지분까지 더해지면 신동빈 회장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롯데쇼핑 의 경우 6월말 기준 신동빈 회장은 13.46%, 신동주 전 부회장은 13.45%를 보유해 지분율 격차가 0.01%에 불과하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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