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중·고교 수학시험 쉬워진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년부터 수학시험에서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내지 못하게 된다. 초등학교는 2017년부터 적용된다.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진은 31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열린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 검토 공청회'에서 수학 교육과정 2차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의뢰로 개정 수학 교육과정 시안을 개발 중인 연구진은 지난 5월 1차 시안에서는 없었던 '교수학습 유의사항'과 '평가 유의사항'에 단원마다 시험출제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시안에서 제시된 평가 유의사항 예시로는 초등학생의 경우 ''2시 48분은 3시 12분 전'과 같이 복잡한 시각 읽기는 다루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학교 과정의 경우 '평행이동 이외의 이동은 다루지 않는다' 등의 평가 유의사항이 예시로 제시됐다.

학교가 필요 이상의 고난도로 복잡한 문항을 수학 시험에 출제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항이 처음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수학 교육과정에는 평가 유의사항과 같은 지침이 제시돼 있지 않아 학교에서 지나치게 문제를 어렵게 내는 경향이 있었다"며 "평가 유의사항을 개정 수학교육과정에 넣은 뒤 현장 교원들에게 지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진은 현행 수학교육과정이 수학포기자(수포자)를 양산한다는 지적에 복잡한 계산과 어려운 개념 등을 빼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수학교과 학습량을 20% 가량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초등학교 수학교과서에서 '정비례·반비례' '헥타르(㏊)' 등 어려운 수학 개념과 단위는 나오지 않는다.

이에 대해 수학 교육과정 개정을 꾸준히 요구해온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습량 감소폭이 연구진이 밝힌 것보다 적은 8.7%라는 분석을 내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고등학교 심화 미적분의 대학 과정 이동, 공통수학 중 순열과 조합에 해당하는 부분을 확률 교과로 배치, 중학교의 형식 논증 삭제 등 학습량 경감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에는 2015 통합 교육과정 개편이 확정된 뒤 올해 말까지 이에 호응하는 수능 개편 방안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오는 9월까지 시민단체와 교육계, 수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새 교육과정을 확정해 고시할 예정이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