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체험 '맛'을 더해 전국적으로 확산
"캠핑식당요? 호기심에 한번 가봤는데 실망이 컸죠. 실내라 그런지 환기도 잘 안되는 거 같고 자갈바닥이며 텐트, 형형 색깔의 랜턴이 실제 캠핑장이라기보단 복잡한 장식물처럼 보여 기대만큼 느낌이 살진 않았어요. 무엇보다 고기 맛은 일반 고깃집과 별 차이 없는데 가격은 비싼 거 같아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노효주·30·강동구)
여름휴가 시즌이 절정으로 접어든 가운데 '캠핑' 콘셉트로 꾸민 이색 식당들이 소비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중교통이나 차량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방문할 수 있는데다 고가의 캠핑장비 없이도 다양한 바비큐 등 캠핑 메뉴를 이색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이색 호평을 받고 있어서다. 온라인에서는 주점과 포차 등 다양한 유형의 캠핑식당 관련 정보와 방문 후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캠핑식당으로 통칭되는 이 가게들은 텐트와 그늘막, 접이용 의자를 비롯해 화로대, 석쇠망, 코펠, 스테인리스 컵 등 실제 캠핑용 가재도구가 제공돼 육류 및 해산물 바비큐와 라면, 주류 등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매장 직원들이 초벌구이한 고기를 제공하고 서빙을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제 캠핑을 하는 것보다 조리하는 데 드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한 테이블당 식사비용은 통상 10만원대(4인 기준) 안팎이다.
캠핑식당은 바비큐 프랜차이즈인 아웃도어키친이 2011년 서울 청계8가에 1호점을 연 것이 시초격인데 현재 캠프야, 백야드키친, 본파이어, 캠프락, 캠핑시티, 캠2바 등 다양한 이름의 식당들이 성업 중이다. 야외에 그늘막과 테이블을 마련한 오픈형과 매장 안에 캠핑 세트를 꾸민 실내형으로 구분된다. 지역적으로도 서울을 벗어나 수원 성남 분당 일산 등 경기권,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광역도시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2013 년 5월에 문을 연 황씨의 가게는 현재 실면적 265㎡(80평)에 26개(실외 2개)의 테이블을 확보하고 있다. 영업시간은 오후 3시부터 새벽 3시까지인데 많게는 200여명(50테이블)의 손님이 다녀갈 정도로 입소문을 탔다.
원목 직사각형 테이블은 접이식 의자 4~6개를 놔둘 수 있는 형태로 각 테이블 바닥엔 흰색의 굵은 자갈이 깔려 있어 시원한 느낌을 더했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를 끼고 있는 대학가 특성상 커플 등 2인 손님이 많다는 점을 겨냥해 2인용 캠핑 좌석도 곳곳에 배치했다.
황씨는 "창업 당시 가게를 꾸미기 위해 아웃도어 브랜드를 일일이 돌며 캠핑용품을 사들였다"며 제법 손때가 탄 캠핑 의자들을 가리켰다. 테이블과 의자 등 기본적인 용품 외에 실내 암벽타기 장비로 꾸며진 벽과 해먹, 바람막이 메뉴판, 손님들이 남기고 간 방문후기 쪽지를 매단 인조나무 등도 그의 아이디어다.
메뉴판엔 3~4인용 세트요리를 뜻하는 '3박4일 통통캠프(5만9000원)'와 '2㎝ 통삼겹(1만2500원, 250g)' '3㎝통목살(1만2500원, 250g)' '통육겹(4만7000원, 4가지 부위 1㎏)' 등 톡톡 튀는 이름을 지닌 단품 메뉴가 고기 중량과 함께 표기됐다. 주 고객층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데 가족은 물론 기분전환을 원하는 직장인들의 발길도 잦다.
가게 운영은 순조로운 편이지만 고충이 없는 건 아니다. 최근 몇년새 캠핑식당이 우후죽순처럼 많아지고 시설과 가격, 맛과 서비스 수준 등이 제각각이다 보니 '비싸다' '불편하다'는 오해도 많아졌다. 황씨는 "캠핑을 콘셉트로 해도 결국은 음식 맛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냐"며 "단지 유행을 따라했다는 인식보다는 색다른 인테리어 맛집으로 평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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