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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영웅 히딩크의 시대가 끝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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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축구대표팀 사임

거스 히딩크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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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거스 히딩크 감독(69)이 1일자로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8월 지휘봉을 잡은 지 10개월여 만이다. 공식적으로는 성적부진에 책임을 진 자진 사퇴지만 사실은 해임에 가깝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히딩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뒤 루이스 판 할(64)의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계약기간은 내년 6월 열리는 2016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까지였다. 그러나 예선전부터 비틀거렸다. 네덜란드는 3승1무2패(승점 10)로 아이슬란드(승점 15), 체코(승점 13)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2위까지 주는 본선 진출권도 장담하기 어렵다. 히딩크는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4승1무5패를 기록했다.
히딩크는 약한 팀을 맡아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곤 했다. 그러나 그의 축구는 전술이 다양해진 최근 추세와는 걸맞지 않았고, '과거'에 얽매인 선수구성과 전술을 고집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네덜란드 대표로서 히딩크의 지휘를 받은 로날드 데 부어(45)는 히딩크가 팀을 맡은 지난해 10월부터 "그의 업적을 존중하지만 생각 자체가 낡았다. 더 젊은 지도자가 대표팀을 이끌어야 했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축구 영웅 요한 크루이프(68)도 "네덜란드 축구는 눈 뜨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히딩크의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이 위기를 불렀다"고 했다.

히딩크의 전술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3위(5승2무)로 이끈 판 할과 비교됐다. 스리백(3-back) 수비를 중심으로 빠른 역습과 유연한 선수 기용을 시도한 판 할과 달리 히딩크는 기존 멤버를 고수한 채 4-3-3 시스템을 유지했다. 로빈 판 페르시(32·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리언 로번(31·바이에른 뮌헨) 등 다친 선수들을 대신할 카드를 찾지 못했고 베슬리 스네이더르(31·갈라타사라이) 등 월드컵에 출전한 주축 선수에 대한 의존이 심했다. 유망주를 발굴해 팀의 경쟁력을 높이는 '매직'은 볼 수 없었다.

비판적인 여론을 개의치 않는 히딩크의 태도는 여전했지만 팬과 축구 관계자들의 싸늘한 시선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네덜란드 국민 79%가 히딩크의 사퇴에 찬성했다. 히딩크가 지도자로서 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는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으면서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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