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르면 가장 부패한 경우를 10으로 하여 0과 10 사이 숫자로 표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한국은 6.28로 지난해 7.05에서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부패하지 않은 순서로 여전히 중하위권인 9위에 머물렀다. 1위 싱가포르의 1.33, 2위 일본의 1.55, 3위 호주의 2.61에 비해 부패인식지수가 현저하게 높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관시(關係)문화를 이유로 부패한 나라로 여기는 중국(10위)의 6.98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참으로 낯이 뜨거워지게 하는 조사결과다. 지난해 11월 국회를 통과한 관피아방지법(공직자윤리법 개정)과 유병언법(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 개정),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제정) 등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달 들어 일어난 성완종 리스트 파문까지 반영됐다면 그런 입법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PERC 부패인식지수가 더 높아졌을지도 모른다.
정부가 최근 '공공ㆍ노동ㆍ금융ㆍ교육' 4대 부문의 개혁을 서두르고 있지만, 어쩌면 그런 부문별 개혁보다 '부패구조' 개혁이 훨씬 더 시급한지 모른다. 이완구 총리까지 끼어있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 및 범죄자 확인과 처벌을 다시 첫걸음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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