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심장'이 멈춰버렸던 작년 오늘 아침의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1년간은 눈물과 비탄과 참회의 시간이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묻는 시간이었다.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아이들에게 이 나라는 과연 살만한 곳인가, 우리의 삶의 방식은 문제가 없는가에 대해 답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1년 우리는 그 답을 얻었는가. 누구보다 '세월호의 아이들' 앞에 그 답을 내놓고 있는가.
오늘 우리는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려 하지만 그러나 그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온 마음을 다한 어떤 말로도 가족들의 비탄을 진정으로 위로할 순 없다. 다만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의무를 다하려 할 뿐이다. 인간으로서의 최선, '정상적인 국가'로서의 의무를 다하려 안간힘을 쓸 뿐이다. 무엇보다 철저히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그 출발이다. 그것 없이는 억만금의 보상금이라도 모욕일 뿐이다. 진실의 규명과 함께 하는 진정한 참회, 그것이 희생자들 혼령 앞에 바치는 최소한의 해원(解寃)의 제물이다.
우리가 진심으로 순정한 눈물을 흘리며 슬퍼할 때 그 눈물은 우리를 구원하고 정화할 것이다. 그럴 때 아이들의 가여운 넋은 최소한의 안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아이들의 정령은 아침의 이슬로, 햇살로, 바람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럴 때 대한민국은 세월호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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