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경우 2004년부터 전남 무안군 일대에서 싱크홀이 발생하여 가옥 및 농경지가 함몰되었고, 2013년 충북 청원군에서 농경지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한 적이 있다. 석회암지역에서 싱크홀 발생 메커니즘은 지표 부근에 형성되어 있는 석회암 공동에 지하수가 갑자기 배출되면 지하수위 하강으로 공동 상부의 지층을 떠받들지 못하게 되고, 지지력을 상실한 공동 상부 지층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식이다.
도로함몰 발생 건수를 연도별로 분석해보면 2010년부터 매년 20% 정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도로함몰의 증가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땅속의 흙을 유실시키는 원동력인 지하수의 변동과 하수관로 등 지하시설물의 사용연수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도로함몰의 공동 크기는 1㎥ 이하가 2803건으로 전체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사고 위험을 유발할 수 있는 1㎥ 이상의 공동 크기도 316건이나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상하수도관의 약 30%가 설치 후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노후된 상하수도관을 일제히 교체하는 것은 예산 등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도심지 도로함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하공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전부터 지하공동을 탐지하는 방법으로 GPR(지하레이더)탐사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3차원 GPR탐사 기술이 개발되어 지하매설물이나 지하공동을 3차원적으로 영상화하고 있으며, 탐사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하여 도로 한 차선의 폭을 빠른 속도로 탐사할 수 있다. 국내에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2004년에 3차원 GPR탐사시스템과 해석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유적조사 등에 사용해 왔으나 도로함몰 등의 조사 경험은 많이 부족한 상태다. 특히 GPR탐사의 경우 전도성이 큰 도심지 충적층에서는 땅속으로 보내는 전자기파가 감쇄되어 깊은 공동을 탐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현재까지의 탐사기술로는 깊이 2m 이내에 0.5m×0.5m×0.2m(가로×세로×높이)의 공동이 분포하고 있을 경우에는 탐지 가능하지만, 탐사자료를 이용하여 지하공동을 판단하는 해석능력은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올해에 서울시를 비롯하여 몇몇 기관에서 3차원 GPR탐사 시스템을 만들고 있지만, 획득한 탐사 자료로부터 지하공동을 해석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모의 지하공동을 활용한 실대형 실험이나 현장탐사 경험을 단시간에 축적하는 길밖에 없다.
박삼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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