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격 줄맞추는 샤넬, 격차 벌리는 프라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유럽 명품 브랜드들이 일관성 없는 가격정책을 보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프랑스 명품브랜드 샤넬이 이례적으로 인기 제품 가격을 20% 인하하면서 글로벌 가격 줄맞추기에 나선 가운데 이탈리아 프라다는 오히려 가격을 인상하며 현지 가격과 30%까지 가격격차를 벌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샤넬은 클래식, 보이 등 인기제품의 가격을 20% 가량 인하했고, 프라다는 사피아노 일부 제품의 가격을 8%가량 인상했다. 유로화 가치하락이라는 공통된 시장 상황에서 유럽지역 브랜드들이 각기 다른 전략 수립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프라다 관계자는 "본사의 브랜드 정책에 따른 것"이라면서 "프라다 매장에서도 빨라야 이틀 전에 이 같은 가격조정안을 전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명품 브랜드 샤넬의 경우 전 세계 매장의 가격을 유사하게 맞춘다는 본사 방침을 정립, 가격조정에 돌입했다. 본사 측은 "유로화 가치 하락으로 지역 간 가격차이가 더 커졌다"면서 "이에 따른 가격조정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에 이어 중국도 다음달 8일부터 인하가격이 반영된다. 국가 간 판매가격이 벌어지면서 아시아계 개인이 유럽 현지에서 구매한 가방을 본국에서 재판매 하는 경우가 급증한 것도 이번 가격인하의 이유로 지목된다.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각 현지에서 제품 구매가 이뤄지는게 본사 매출 및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더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샤넬은 한국, 홍콩,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도 일제히 가격 인하를 적용하고 미국 내 판매 가격은 4900달러로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유럽의 경우 가격을 오히려 인상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프랑스 현지에서 구매한 뒤 관세 등을 지불하고 나면 국내 구매와 크게 가격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이밖에 에르메스, 버버리,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에르메스가 제품 가격을 평균 4.6% 인상한 데 이어 3월 루이뷔통이 일부 제품가격을 평균 7% 인상했따. 버버리의 경우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지난달 말부터 가격을 올렸다. '천송이백'으로 유명한 캔버스 체크 호보백이나 트렌치코트, 캐시미어 스카프 등을 최대 5% 인상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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