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율 0.1%대…짧은 도입기간·홍보 부족이 주 요인으로 지적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5년만에 본격 시행되는 전자투표제가 시작부터 낮은 주주 참여율로 겉돌고 있다. 기업들이 제도 도입을 앞두고 홍보를 게을리 하면서 주주들이 제도 시행을 모르거나 관심이 적은 탓이다. 이로 인해 전자투표제 무용론마저 나오고 있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기업은 총 420곳에 달한다. 이중 올들어 13일 현재까지 341곳이 예탁원과 전자투표제 이용계약을 체결했다. 2013년 회계연도 결산 정기 주총에서 전자투표 이용 기업이 8곳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40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올해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실시한 기업들의 주주 참여율은 1% 미만에 그치고 있다. 예탁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3일 까지 주총에서 전자투표제를 실시한 현대증권, 경동나비엔 등 10곳의 평균 전자투표 행사율은 주주수 기준으로 0.14%, 행사주식수 기준으로 4.89%인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0일 주총을 앞두고 전자투표를 진행중인 SK증권도 지난 13일 현재 주주 참여율이 0.002%에 불과하다.
문제는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기업은 물론 주주들도 참여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전자투표제가 갑작스럽게 많은 기업들이 도입하면서 아직 기업 담당자도 정확한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전자투표는 주총 전날 오후 5시까지 1회 투표 이후 다시 투표내용을 번복하거나 취소할 수가 없어 당일날 중요 공시나 이슈가 발생할 경우 주주들이 대응하기 힘든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 역시 주주와 기업 공시담당자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자투표제도 시스템을 운영ㆍ관리중인 예탁원 측은 전자투표제 관련 홍보 및 설명회 등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예탁원 관계자는 "영화금속 등 일부기업 주주들은 직접 커뮤니티를 만들고 전자투표제를 독려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주주들의 전자투표제 이용 확대를 위해 일선 기업들과 좀더 협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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