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뉴욕 지점만이 출세 코스는 아니다.'
금융권의 승진 경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뉴욕과 런던, 도쿄 등이 그룹내 요직으로 직행하는 지름길이었다면 최근에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국들도 부각되고 있다. 금융그룹들이 신흥국 진출에 열을 올리면서 능력이 검증된 인재를 해당 지역 지점장이나 법인장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최 부사장은 인도네시아 은행장으로 근무할 당시 현지화 전력으로 매년 평균 40%의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룹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진출에 힘을 쏟으면서 은행장 선임 당시 영업력을 인정받아 부행장보에 올랐던 최 부사장을 선임했다. 최 부사장은 일선 영업점장과 강남지역 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를 거친 임원들이 적지 않다. 윤석희 부산경남영업본부 전무가 2010년 부행장, 유제봉 글로벌사업그룹총괄대행 전무가 2012년 은행장, 김영식 경영관리본부 소속 본부장이 동북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신한은행에서는 신한베트남은행 호치민 지점장을 역임했던 설영오 신한아이타스 사장이 눈에 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현지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다. 현지에서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외국계 은행으로 성장했다. 설 사장은 2002년 호치민 지점장을 거쳐 복귀후 개인금융부장, 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에서는 홍콩 출신들이 현재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광구 은행장이 홍콩지점장과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을 역임했고, 최정훈 외환사업당 상무의 경우도 홍콩우리투자은행 법인장을 거쳤다. 손태승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의 경우에는 LA지점장으로 근무했던 경력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국내 본점의 영업부장이나 뉴욕, 도쿄 지점장등이 임원 승진 코스로 여겨졌지만 최근 이런 흐름은 사라졌다"며 "해외법인과 지점이 그룹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는 만큼 언어구사력은 물론 국내에서의 영업력도 검증된 인재들을 내부 공모를 통해 해외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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