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의 특징은 '적게 주고 적게 받는' 낮은 수준의 개방이다. 쌀은 협상대상에서 제외됐고,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20년에 걸쳐 철폐키로 했다. 그 결과 우리 농산물시장은 지킬 수 있게 됐지만, 석유화학ㆍ철강ㆍ승용차와 같은 주력 수출품의 중국 관세장벽을 허무는 데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양국 간 교역 규모와 지리적 인접성, 정치ㆍ안보상의 중요성 등을 감안하면 총체적 영향은 다른 어떤 FTA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한중 FTA 협정문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협정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자 세계의 시장이다. 대(對)중국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5%를 넘어선다. 중국 내수시장의 효과적인 공략은 부진한 한국경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FTA 체결의 성과에 조바심을 내 단순히 중국시장 진출 확대의 기회로만 삼는 것은 금물이다. 한중 두 나라 경제가 함께 성장ㆍ번영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한 차원 더 높은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 모두 20년은 내다보고 지혜를 짜내자. 정부가 새만금에 '한중 FTA 산업단지'를 조성키로 하는 등 관련 대책을 내놓은 것도 그런 배경으로 읽힌다. 그것이 위협이 될 수도 있는 'FTA 이후의 중국'에 대비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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