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정당해산' 결정 뒤 싸늘한 진보정당 반응과 대조…'사회적 약자 보호' 공허한 메아리되나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2015년 새해 신년사에 ‘진보적 가치’를 강조했다. 보통 신년사는 새해를 맞는 덕담과 희망이 주요 내용이다.
헌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사회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번 신년사에도 “헌법재판소는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그늘과 사각지대가 없도록 철저히 보장하기 위하여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 소장은 “진보와 보수, 세대와 계층을 불문하고, 국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서로 존중하고 힘을 합쳐야 하겠다”면서 “다양한 의견이 조화롭게 살아 숨쉬고, 관용으로 서로를 감싸 안는, 하나 된 대한민국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의당은 통진당 해산 결정과 관련한 특별 성명에서 “헌재의 존재 이유인 헌법을 스스로가 무시하고 소수정당을 보호하고자 제정된 정당해산심판제도가 소수정당을 해산해 버린 자기부정 판결”이라며 “이번 판결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야말로 헌재 스스로 밝힌 사회적 다양성과 상대적 세계관을 인정해야 유지 가능한 우리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헌재의 존재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이어지면서 신년사에 담긴 ‘진보적 가치’에 대한 설명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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