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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20년 도전 끝낸 이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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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女 테니스 간판, 2010년 단식 전관왕
정상에서 두 차례 허리수술로 기량 하락
"은퇴 후회없지만 메이저 1승 못해 아쉬워"

지난 17일 현역에서 은퇴한 여자 테니스 이진아[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지난 17일 현역에서 은퇴한 여자 테니스 이진아[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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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여자 테니스 이진아(29ㆍ인천광역시청)는 지난 22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에 가기 닷새 전인 17일 인천 노체웨딩홀에서 열린 '2014 인천광역시 테니스 시상식 및 송년의 밤'에서 은퇴식을 하고, 19일부터 홀로 3박4일 동안 휴가를 즐겼다. 철원와수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으로 라켓을 잡은 뒤 20년 선수생활을 마치고 떠난 휴가는 짧았지만 달콤했다. 이진아는 "한라산 정상에 꼭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제주도에 눈이 많이 내려 정상까지는 못 갔다"며 아쉬워했다.

이진아는 한국 여자 테니스의 간판 선수였다. 2010년에는 출전했던 국내 여덟 개 대회 단식에서 모두 우승했고, 같은 해 12월 13일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에서는 15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진아가 꼽은 2010년 맹활약의 비결은 체력. 2009년 겨울 체력 보강을 위해 강원도 춘천 이형택 아카데미에서 한 훈련이 효과를 발휘했다. 체력적인 무장은 기량과 자신감의 동반 상승으로 나타났다. 이진아는 "몸 상태가 좋다 보니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며 "2010년 US오픈에 나가기 전 6주 동안 쉰 경기를 넘게 뛴 적이 있었는데 체력적으로 크게 지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런 이진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허리 디스크. 명지대 시절부터 허리에 통증이 있었는데, 2009년과 2010년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증세가 더 악화됐다. 결국 2011년 10월 처음으로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 한 번 고장 난 허리는 고질이 됐다. 통증이 재발해 2년 뒤인 2013년 11월 두 번째 수술을 했다. 이진아는 "두 번째 수술을 받은 뒤 복귀했는데 몸이 다르더라"며 "더 이상은 최선을 다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17일 현역에서 은퇴한 여자 테니스 이진아[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지난 17일 현역에서 은퇴한 여자 테니스 이진아[사진 제공=대한테니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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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진아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상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면 부상은 이겨내야 한다는 것이 이진아의 지론. 그는 "부상을 두려워했다면 그저 그런 선수에 그쳤을지 모른다"며 "다시 운동하라고 해도 그 때만큼 못 할 것 같다. 미련은 없다"고 했다.
현역생활 가운데 가장 아쉬웠던 기억으로는 '메이저대회 1승'을 꼽았다. 이진아는 2010년 US오픈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잇따라 출전했다. 그러나 메이저대회가 주는 중압감을 떨치지 못하고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진아에게 메이저대회는 '꿈의 무대'였다.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보란 듯이 존재감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그 때 1승을 거두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이진아는 앞으로 테니스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한다. 제2의 테니스 인생을 시작하면서 지도자의 길이 자신에게 맞는지 고민해 보려고 한다. 후배들을 가르쳐보고 싶다는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이진아는 "내가 지도자를 할 수 있을지, 지도자의 길이 나에게 맞을지 생각해 보려 한다"며 "지도자를 하게 된다면 주니어 선수들을 가르치고 싶다.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기량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선수들이 이 부분이 조금 부족하다"고 했다.

WTA 세계랭킹 기준 국내 1ㆍ2위인 장수정(19ㆍ삼성증권ㆍ세계랭킹 278위)과 한나래(22ㆍ인천광역시청ㆍ세계랭킹 313위) 등 후배들에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특히 한나래는 2012년부터 인천광역시청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다. 이진아는 "모두 목표가 있고 꿈이 있는 선수들이다. 목표가 있다면 설사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했다.

지난 17일 현역에서 은퇴한 여자 테니스 이진아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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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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