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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 공산성 지하에서 백제가 깨어나다

최종수정 2018.09.11 06:30 기사입력 2014.09.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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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문화재청·공주시·공주대박물관과 함께 백제시대 완전한 모양의 대형 목곽고와 깃대꽂이 첫 발굴…26일~10월5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발굴조사현장에서 설명회

공주 공산성에서 발굴된 '대형 목곽고'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충남 공주 공산성 지하에서 백제시대 유물이 많이 쏟아져 나와 눈길을 끈다.

충남도는 문화재청, 공주시, 공주대박물관과 함께 공주 공산성에 대한 올해 제7차 발굴조사를 벌여 백제시대 완전한 형태를 갖춘 대형 목곽고(木槨庫, 나무로 만든 저장시설)를 처음 확인, 백제 멸망기 나?당연합군과의 전쟁 상황을 알 수 있는 유물을 발굴했다고 23일 밝혔다.
공산성 백제왕궁 부속시설 발굴조사는 2008년부터 연차적으로 이뤄졌고 올 들어선 부속시설영역 한 가운데 해당하는 곳을 조사했다.

결과 건물지군, 도로, 배수로, 저수시설, 축대 등이 기능과 위계에 따라 나눠져있어 백제시대의 생활공간 활용과 건물배치기술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발굴 조사된 유구들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건물지군 북단의 대형 목곽고이다. 가로 3.2m, 세로 3.5m, 깊이 2.6m 크기로 너비 20~30㎝의 판재를 기둥에 맞춰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바닥면에서 벽체 위까지 녹슬지 않고 만들 때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기둥 위쪽의 긴촉이 테두리보(구조부재를 이루는 보로 벽의 일부가 되는 것) 상부까지 솟아있고 안에서 기와조각이 여러 개 나온 점으로 볼 때 지붕구조가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백제유적에서 목곽고는 대전시 월평동 산성, 부여군 사비도성 안에서도 발굴됐지만 심하게 망가져 있었고 밑바닥과 50㎝ 안팎 높이의 벽면만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산성 목곽고는 위쪽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첫 목조건물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당시의 목재가공기술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백제시대 건물 되살리기와 연구 등에 획기적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안에선 복숭아씨와 박씨가 많이 나왔다. 무게를 재는 석제 추와 생활용품인 칠기, 목제망치 등도 나왔다. 석제 추는 둥근 모양으로 가운데 고리가 있고 무게는 36g이다. 칠기는 목재를 가공해 만든 것으로 겉면에 옻칠이 정교하게 칠해져 있다.

공주 공산성에 출토된 복숭아씨, 박씨, 무게 재는 석제추, 생활용품인 칠기, 목제망치 등

나무망치를 비롯해 목제공이(절구나 방아에 곡물을 넣고 다지거나 건축에서 흙 담을 다질 때 쓰는 도구), 손잡이, 목제가공품 등이 수습됐다. 특히 원통형망치는 너비가 19㎝이고 손잡이길이는 15.5㎝로 간단하게 갖고 다닐 수 있는 것으로 목재를 결구할 때 주로 쓰인 것으로 보인다.

나무망치는 가장 기본적·원초적인 공구로 지금도 이런 모양이 쓰일 정도로 디자인 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목곽고 용도는 저장시설이나 우물 2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먼저 벽면에 오르내릴 수 있는 말목(나무를 깎아 끝을 뾰족하게 해 구덩이 등에 박아놓는 것)구멍이 있으며 겉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게 점토다짐을 한 점과 내부틈새를 점토로 메운 것으로 볼 때 저장시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저지대에 물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 있는 점을 볼 때 우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대형 목곽고는 백제의 목재가공기술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추, 목기, 씨앗류 등 백제의 생활문화상을 많이 담고 있는 타임캡슐”이라고 말했다.

백제시대 건물복원과 연구에 획기적 자료를 준 공주 공산성 발굴현장은 관계전문가 회의를 거쳐 보존방안이 마련된다.

◆백제멸망기 전쟁 흔적 고스란히 담긴 저수시설=건물지 북쪽의 저수시설에선 완전한 모양의 철제갑옷, 옻칠이 된 마갑(馬甲), 철제 마면주(馬面?, 말의 얼굴부분을 감싸는 도구), 마탁(馬鐸, 말갖춤에 매다는 방울)과 함께 대도(大刀), 장식도(裝飾刀), 다량의 화살촉, 철모(鐵牟), 각종 철판 외에 여러 기종의 목제칠기도 다수 수습됐다.

이는 저수지 주변 건물지 대부분이 대단위화재로 사라진 정황을 감안하면 660년을 전후한 백제멸망기에 나·당연합군과의 전쟁과 같은 상황이 공산성 안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011년 발굴 때 저수시설에선 ‘정관 19년(貞觀十九年, 645년)’이 적힌 옻칠갑옷과 말갑옷이 나와 주목을 끈 바 있다.

올해 저수시설 발굴조사에서도 명문이 적힌 옻칠갑옷이 나왔다. 명문은 ‘?軍事’ ‘○作陪戎副’ ‘○人二行左’ ‘近趙○’(‘참군사’ ‘○작배융부’ ‘○인이행좌’ ‘근조○’) 등 20여자가 확인됐다. 명문에 대한 정확한 판독이 끝나면 저수시설에서 나온 유물의 역사적 성격이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백제 깃대꽂이 첫 발굴=저수시설에서 발견된 유물 중 가장 주목되는 건 백제유적지에선 처음 발견된 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는 용도의 깃대꽂이다. 이는 철로 만들어졌으며 약 60㎝ 크기로 S자 모양(巳行)으로 구부러져 있다. 삼국시대 깃대꽂이는 가야는 합천의 옥전고분에서 실물이 발견됐으며 고구려는 쌍영총과 삼실총 벽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백제 깃대꽂이는 서산 여미리 출토토기 문양으로만 볼 수 있었다. 이번 공산성 발굴조사로 실물이 첫 출토됨으로써 백제기승(騎乘)문화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국민에게 직접 공개=이번 발굴은 공산성이 백제왕궁지로서 진정성과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획기적 성과로 백제역사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발굴단은 ‘제60회 백제문화제’가 열리는 오는 26일~10월5일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발굴조사현장을 찾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연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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