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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서 백제 목곽고·말안장 깃대꽂이 발굴

최종수정 2014.09.23 09:08 기사입력 2014.09.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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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목곽고(목재로 만든 저장시설) 전경.

대형 목곽고(목재로 만든 저장시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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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공주 공산성 지하에서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형 목제 건축물인 '목곽고(木槨庫)'가 최초로 확인됐다. 또한 백제 유적지에서는 처음으로 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는 용도의 깃대꽂이도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화재청·충청남도·공주시·공주대학교박물관은 공주 공산성 백제 왕궁 부속시설 발굴조사를 지난 2008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7차 발굴조사에 들어간 올해 부속시설 영역 중앙부에 해당하는 곳을 조사한 결과 건물지군과 도로, 배수로, 저수시설, 축대 등이 기능과 위계에 따라 구획돼 있는 점을 확인, 이 같은 유물들을 발굴했다.
◆백제 목제가공기술·생활상 담긴 타임캡슐 '대형 목곽고' = 이번 발굴 유구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건물지군 북단의 대형 목곽고다. 크기는 가로 3.2m, 세로 3.5m, 깊이 2.6m이며, 너비 20~30cm 내외의 판재를 기둥에 맞춰 정교하게 조성한 것이다. 바닥면에서 벽체 상부까지 부식되지 않고 조성 당시의 원형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기둥 상부의 긴 촉이 테두리보 상부까지 솟아나 있고, 내부에서 기와 조각이 다수 출토된 점 등으로 보아 상부에 별도의 지붕 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백제 유적에서 목곽고는 대전 월평동 산성, 부여 사비도성 내에서도 발굴됐지만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하단의 바닥과 50cm 내외 높이의 벽면만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 공산성 목곽고는 상부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목조 건축물이다.

목곽고 내부에서는 복숭아씨와 박씨가 다량 출토됐으며 무게를 재는 석제 추와 생활용품인 칠기, 목제 망치 등의 공구도 수습됐다. 석제 추는 원형으로 중앙에 고리가 있으며, 무게는 36g이다. 칠기는 목재를 가공해 만든 것으로, 표면에 옻칠이 칠해져 있다. 원통형의 나무 망치는 너비가 19cm이고, 손잡이 길이는 15.5cm로 간단하게 휴대할 수 있는 것으로, 목재를 결구할 때 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목곽고의 용도를 두고 저장시설 또는 우물, 두 가지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벽면에 오르내릴 수 있는 말목(나무를 깎아 그 끝을 뾰족하게 하여 구덩이 등에 박아 놓는 것)구멍이 있으며, 외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점토 다짐을 한 점과 내부의 틈새를 점토로 메운 것으로 볼 때 저장시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저지대에 물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 입지하는 위치를 볼 때 우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화재청은 "대형 목곽고는 백제의 목재 가공 기술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추와 목기, 씨앗류 등 백제의 생활문화상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타임캡슐이라고 할 수 있다"며 "백제 시대 건물 복원과 연구 등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실물로 발견된 백제시대 깃대꽂이(왼쪽). 오른쪽 위는 고구려 쌍영총 벽화의 깃대꽂이. 아래는 합천 옥전고분에서 발굴된 가야의 깃대꽂이다.

실물로 발견된 백제시대 깃대꽂이(왼쪽). 오른쪽 위는 고구려 쌍영총 벽화의 깃대꽂이. 아래는 합천 옥전고분에서 발굴된 가야의 깃대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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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발굴된 백제 말안장 깃대꽂이=건물지 북쪽의 저수시설에서는 완전한 형태의 철제 갑옷, 옻칠이 된 마갑(馬甲), 철제 마면주(말의 얼굴 부분을 감싸는 도구), 마탁(馬鐸, 말갖춤에 매다는 방울)과 함께 대도(大刀), 장식도(裝飾刀), 다량의 화살촉, 철모(鐵牟), 각종 철판 외에 다양한 기종의 목제 칠기도 다수 수습됐다. 저수지 주변 건물지 대부분이 대단위 화재로 폐기돼있는 정황을 고려하면 660년을 전후한 백제 멸망기 나·당연합군과의 전쟁과 같은 상황이 공산성 내에서 전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지난 2011년 발굴 당시 저수시설에서는 ‘정관19년(貞觀十九年, 645년)’이 적힌 옻칠 갑옷과 말갑옷이 나와 주목을 끈 바 있다. 또한 올해 저수시설 발굴조사에서도 ‘?軍事’ ‘○作陪戎副’ ‘○人二行左’ ‘近趙○’(‘참군사’ ‘○작배융부’ ‘○인이행좌’ ‘근조○’) 등 20여 자의 명문이 적힌 옻칠 갑옷이 출토됐다. 앞으로 명문 판독을 통해 유물의 역사적 성격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또한 주목되는 것은 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는 용도의 깃대꽂이다. 백제 유적지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유물이다. 깃대꽂이는 철로 만들어졌으며, 약 60cm의 크기로 S자 모양(巳行)으로 구부러져 있다. 삼국 시대 깃대꽂이는 가야는 합천의 옥전고분에서 실물이 발견됐으며, 고구려는 쌍영총과 삼실총 벽화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백제 깃대꽂이는 서산 여미리 출토 토기 문양으로만 볼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유물은 백제 기승(騎乘)문화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발굴단은 제60회 백제문화제가 진행되는 오는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발굴조사 현장을 방문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금강변에 위치한 공북루 안쪽의 성안마을 발굴현장

금강변에 위치한 공북루 안쪽의 성안마을 발굴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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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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