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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여기는 아시안게임]북한 선수단에만 쩔쩔매는 조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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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단[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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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우리 선수들은 밤 경기를 해본 적도 없는데."

태국 야구대표팀의 도쿠나가 마사오(58) 감독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태국 선수들은 20일 첫 공식훈련을 어둠 속에서 진행했다. 목동구장의 조명탑이 오후 5시30분 훈련이 시작될 때까지 켜지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훈련이 끝나기 20여분 전인 오후 6시40분에야 조명이 켜졌다. 그러자 조직위는 "조명을 점검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태국을 배려했다"며 도리어 생색을 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각국 선수들이 조직위의 부실한 대회 운영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기 없는 경기, 공식 훈련 등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자흐스탄의 남자 농구 예선 경기가 열린 2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는 관중 약 100명이 찾았다. 한국 팬들에게는 관심 밖의 경기였다. 자원봉사자들은 경기를 관전하는 데 열중했다. 그 사이 몇몇 관중은 선수들이 이용하는 통로를 누비고 다녔다. 라커룸까지 들여다보는 관중도 있었다.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에선 다른 문제에 부딪혔다. 기업들이 입장권을 미리 사 들이는 바람에 일반 팬이 관전할 기회가 줄었다. 각국 선수, 전력분석요원, 협회 관계자들을 위한 지정석이 부족해 서서 관전하는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배드민턴 경기가 열린 21일 계약체육관에서는 주심과 선심, 통역 등이 대기하는 좌석까지 입장권으로 판매돼 대한배드민턴협회 직원들만 난처해한 촌극이 벌어졌다. 조직위 관계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북한 선수단[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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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은 한국 선수단 사이에서도 새어나왔다. 야구대표팀이 첫 공식훈련을 한 20일 목동구장에서 일부 지원봉사자들이 그라운드에 떨어진 공을 주워 훈련하던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류중일(51) 감독은 "일부 자원봉사자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들을 관리ㆍ감독하는 조직위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반면 북한 선수단에 대해서는 친절하다 못해 쩔쩔매는 모습이다. 조직위는 북한 남녀 축구단이 예정된 훈련을 마음대로 취소하고 당일 훈련 시간을 세 번이나 바꿔도 경찰 병력을 다시 투입하면서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단이 '북한'이라는 국명에 불쾌감을 드러내면 적법하게 걸린 환영 현수막도 대번에 철거했다. 북한 선수단은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하게 피하며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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