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 노조반대투쟁이 가시밭길 예고
半 외환은행 내부분열 심화될 듯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오는 3일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조기통합에 대한 찬반의사를 묻기로 했다. 그간 조기통합에 반대해온 노조가 사실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이날 결과에 따라 두 은행의 조기통합은 가시밭길을 걷게 될지, 급물살을 탈지 갈리게 됐다.
하지만 하나·외환은행장이 조기통합의 당위성을 거듭 설파하면서 경영진은 물론 부지점장과 일반 직원들까지 은행 내부에서 조기통합에 찬성하는 의견도 솔솔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이 조기통합을 두고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은 정반대의 향방을 보일 예정이다. 반대하는 조합원의 수가 더 많을 경우, 조기통합은 '험로(險路)'를 걷게 된다. 노조 입장에서는 '조합원들의 지지'라는 추가적인 명분을 얻게 돼 더욱 강력한 반대 투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김정태 회장 사퇴'를 비롯해 헌법재판소와 금융위원회에 재출된 탄원서, 호소문 등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찬성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하나·외환 통합은행은 연내에 탄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28일 "지금 통합하지 않는 것은 배임이다. 목숨 걸고 연내 통합해야 한다"며 조기통합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합병 인가권을 가진 금융위원회 역시 승인 전제 조건으로 '노사합의'를 내세워 온 터라 노조의 반대만 없다면 합병 인가도 빠르게 승인될 수 있다.
노조의 합의만 동반된다면 통합은행 조직 구성 역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조기통합을 위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편 찬반 비율이 엇비슷하게 나왔을 경우 반목은 더 커질 수 있다. 하나금융과 외환노조는 서로 자기에게 유리한 논리를 내세우며 각각 통합추진과 반대투쟁을 강화해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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