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중요하다" 강조…국회 상대 '사즉생' 각오로 뛰라 독려
행정부 속도전 중요하나 입법부의 절차도 중요…하모니 이뤄낼지 관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그린 영화 '명량'이 전무후무한 기록을 써가며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명량'의 명대사를 꼽으라면 단연 이순신 장군이 300척이 넘는 왜군에 맞서 사즉생의 각오를 밝힌 "신(臣)에게는 아직도 12척의 배가 있나이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이고 유력인사들이 앞다퉈 영화를 관람하면서 가히 대한민국이 '이순신신드롬'에 빠진 느낌이다.
최경환경제팀에 대적해야 할 상대는 300명의 국회의원이다. 물론 영화 '명량'속의 왜군과는 다른 점이 많다. 최경환경제팀이나 국회 모두 대한민국 국민과 국익을 위해 존재하는 같은 아군(我軍)이다. 목표는 같지만 종종 목적과 수단이 다를 뿐이다. 경제를 살리자는 목표는 같아도 야당이 정부가 반대하는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 그런 예다. 300명의 의원은 또한 그 소속에 따라, 성향에 따라,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바뀐다.
더구나 7ㆍ30 재보궐선거를 통해 새누리당이 과반을 점유했다고 해도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중요한 법안의 통과는커녕 논의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경기부양의 원맨쇼를 보여온 최 부총리가 각 부처 장관들에게 "같이 전력을 다해 뛰자"고 한 것은 이런 엄혹한 정치현실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최 부총리는 이와 함께 정부합동의 차관급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시간으로 법안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경제팀을 압박할 예정이다. 또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 그간의 성과를 보고ㆍ점검토록하고 중요 법안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범부처 합동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강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경환경제팀의 바람대로 경제활성화법안 30건이 모두 제 때에 국회를 통과하는 것도 중요하다. 300명 의원의 협조가 절실하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에 좋다고 해서 입법부의 심의와 의결이라는 절차를 무시하거나 건너뛸 순 없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하고 설익은 밥을 다시 지으려면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행정부의 속도와 입법부의 절차가 얼마나 아름다운 하모니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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